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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자금 수혈 카드도 '부익부 빈익빈'


입력 2017.04.17 06:00 수정 2017.04.17 06:32        부광우 기자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으로 5000억원 수혈…대형사로서 자신감 증명

중소 생보사들 부러움의 눈길…상대적으로 불리한 후순위채만 '만지작'

생명보험사들이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내 놓고 있는 각양각색의 자금 수혈 카드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생명보험사들이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내놓고 있는 각양각색의 자금 수혈 카드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한화생명이 신종자본증권으로 대규모 자본을 조달한 것을 두고, 대형사의 자신감이 묻어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생보업계 빅3 보험사이기에 가능했던 방법이란 평이 나오는 가운데, 자본 확충 방식에서도 회사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생명은 4.582% 금리로 공모를 통해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한화생명의 이 같은 자본 확충 방법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는 이전까지 생보사들이 자금 수혈을 위해 주로 활용해 왔던 후순위채 방식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후순위채보다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어 하이브리드 증권이라고도 불린다. 후순위채보다 금리가 높아 발행 회사가 비용을 좀 더 부담해야 하지만, 만기가 보통 30년 이상인 초장기채로 전액 자본으로 인정받는 다는 점은 자본 확충 용도로써 큰 장점이다. 반면 후순위채는 만기 5년 전부터 자본 인정액이 매년 20%씩 깎인다.

거꾸로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후순위채보다 신종자본증권의 리스크가 크다는 얘기다. 채권을 발행한 기관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일반 채권의 부채가 모두 청산된 다음에야 원리금을 상환 받을 수 있는 채권이 후순위채인데, 신종자본증권은 이보다 변제 순위가 뒤로 밀린다. 또 만기까지 기간이 너무 길어 투자자 수요가 부족한 탓에, 한화생명의 발행 성공 여부에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결국 한화생명이 신종자본증권 카드를 자신 있게 꺼내 들 수 있었던 것은 삼성생명에 이어 국내 보험업계 최상위권에 위치한 대형사이기에 가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후순위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위험 채권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그 만큼 신뢰를 보냈다는 의미다. 빅3 생보사에 꼽히는 교보생명 역시 자본 조달 방안으로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역시 자본 확충이 시급한 중소형 생보사들로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신종자본증권 완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후순위채 발행 말고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모습이다.

DGB생명과 하나생명은 각각 150억원, 3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NH농협생명은 올해 2분기 안에 3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고, KDB생명도 2000억원 수준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현대해상이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의 지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안방그룹은 제 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로 동양생명에게 5283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말 안방보험 식구가 된 알리안츠생명에게도 최근 218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유는 2021년부터 적용되는 IFRS17 때문이다. IFRS17이 시행되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보험금 부담이 늘어난다. 결국 회계 상 자본이 줄고 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아온 국내 생보사들의 살 길을 찾기 위한 자본 확충 경쟁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며 "생보업계 선두권 보험사들은 회사 규모가 크고 신용도가 높다는 점을 배경으로 다양한 카드를 고려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자금을 모으는 데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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