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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실무자 “삼성, 금융지주 전환 고집 안했다”


입력 2017.06.08 20:00 수정 2017.06.09 00:49        고수정 기자

김연준 금융위 과장 출석..."원안 밀어붙이겠다고 안 해"

"삼성, 승인 어려운 것 알고 있었을 것...청와대 지시 없어"

8일 서울중앙지방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대한 25차 공판에서 삼성이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청와대에 청탁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증언이 다시 한 번 나왔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연준 금융위 과장 출석..."원안 밀어붙이겠다고 안 해"
"삼성, 승인 어려운 것 알고 있었을 것...청와대 지시 없어"

삼성이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청와대에 청탁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증언이 다시 한 번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애초부터 부정적으로 봤지만, 삼성생명은 이와 별개로 승인 신청 후 이슈별 문제점에 따라 사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8일 서울중앙지방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대한 25차 공판에서는 김연준 금융위원회 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공판에서는 삼성이 지난 2016년 1월 금융위에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방안을 문의했고 금융위는 유배당 보험계약자 보호 문제와 지분 매각 등 실행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삼성에 ‘원안 불가’ 입장을 밝힌 과정에 대한 검증이 진행됐다.

특검은 금융당국의 부정적 입장에도 삼성생명이 지주사 전환 계획을 고수할 수 있었던 건 이 부회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 당시 청탁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김 과장은 이 날 재판에서 이러한 특검의 판단과는 상반된 증언을 내놓았다.

그는 '2016년 3월 29일 카운트파트너가 바뀌면서,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이 기존과 달리 (삼성이 금융위에 제시한 금융지주회사 전환) 원안대로 가겠다고 한 것 아니냐’라는 특검의 질문에 “방 부사장은 원안을 밀어붙이겠다는 건 아니었다"며 "검토 결과에 따라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답변했다.

또 김 과장은 향후 상황을 보자고 했다면서 승인이 어렵다는 것은 삼성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위에서도 처음부터 보수적(승인 불가)인 관점에서 얘기했던 것은 맞다”며 “유배당 계약자 배당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고 여론추이 보면서 보완하겠다는 이야기도 분명히 삼성이 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해당 건을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보고한 것에 대해서는 “경제수석이니까 보고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삼성이 세운 계획이라 삼성에서 가장 잘 알고 금융위는 당시 관련 내용을 잘 모른데다 언론에도 보도가 나오고 했으니 삼성에서 수석에게 보고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본 건 검토를 시작할 때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거나 지시를 받은 일은 없다”며 ‘청와대가 먼저 보고하라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증인이 손병두 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부터 ‘이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들었고, 이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검은 “증인은 금융위 사전합의 과정에서 삼성에 여러 조건을 요구 했고 삼성에서 대안 제시하거나 피드백 과정 등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었다는 것을 명백히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증인의 증언에 따라 청와대의 요청이 없었고 금융위는 처음부터 끝까지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검토 결과에 따라 여러 문제가 제기됐는데 이는 이슈 수준이었다"며 "방 부사장은 신청한 후에 이슈별로 보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밝히며 특검의 주장을 반박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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