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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가속도에 희비 엇갈리는 보험사


입력 2017.12.14 16:09 수정 2017.12.14 17:03        부광우 기자

바닥까지 떨어진 자산운용수익률 회복 기대

이자율 상승에 대출 이자 수익도 확대 전망

자산 재분류 혜택 본 보험사들은 손해 우려

금리 인상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보험사들은 다소 숨통을 트는 분위기다. 실적에서의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투자 부문에서 수익률 개선이 전망되고 대출 사업에서의 이익도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저금리 기조를 노린 자산 재분배를 통해 이익을 누렸던 보험사들의 경우 이제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돼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게티이미지뱅크

금리 인상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보험사들은 다소 숨통을 트는 분위기다. 실적에서의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투자 부문에서 수익률 개선이 전망되고 대출 사업에서의 이익도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저금리 기조를 노린 자산 재분배를 통해 이익을 누렸던 보험사들의 경우 이제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돼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1.25~1.50%로 0.25%포인트 올렸다.

앞으로도 미국 금리 인상 시계는 빠르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금리 조정 발표와 함께 내년 3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지난 3월과 6월을 포함해 이번 금리 상향 조정까지 올해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려 잡았다.

국내 기준금리도 상승 기조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달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융권에서는 한은 역시 내년 기준금리를 1~2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로서 이 같은 금리 반등은 일단 환영할만한 소식이다. 최근 몇 년 간 초저금리 시대를 지나오면서 바닥까지 떨어진 투자 수익률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국내 40개 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평균 자산운용이익률은 3.42%를 나타냈다. 이는 저금리가 본격화하던 2012년에 기록한 4.86%에 비해 1.4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2010년만 해도 보험업계의 자산운용이익률은 5.01%로 5%대를 웃돌았다.

특히 투자가 회사 성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커지는 추세라는 점에서 보험사에게 금리 인상은 더욱 반갑다. 사실상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로 접어들면서 투자 이익은 본업인 보험에서의 손익보다 커졌을 정도다.

실제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의 보험영업이익은 6조6171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715억원) 대비 34.3%(3조4544억원) 급감했다. 반면 투자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조1970억원에서 15조2220억원으로 7.2%(1조250억원) 늘었다.

대출 이자율 상승에 따른 수익 증가도 보험업계에게 호재다. 저금리 기조 속 보험사들은 대출을 한껏 늘려 왔다. 국내 보험사들이 보유한 대출채권 규모는 올해 상반기 말 181조7358억원으로 전년 동기(163조3363억원) 대비 11.3%(18조3995억원) 증가했다.

그렇다고 보든 보험사들이 금리 인상에 미소를 짓는 건 아니다. 저금리 상황에서 채권평가이익을 올리기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보험사들은 오히려 금리인상으로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최근 몇 년 새 일부 보험사들은 만기보유자산을 매도가능자산으로 재분류했다. 만기보유자산은 채권 금리의 변동과 상관없이 만기까지 평가를 하지 않는 반면, 매도가능자산은 시가평가 대상이어서 금리가 떨어지면 평가차익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거꾸로 그만큼 손실이 나게 된다. 한 번 자산 계정재분류를 시행하면 3년 간 변경할 수 없어 해당 보험사들은 금리 인상으로 한동안 평가손실을 떠안고 가야하게 됐다.

더욱이 보험사의 재무 부담을 키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자산 재분류를 단행했던 보험사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 전망이다. 2021년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부담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대규모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손실까지 짊어져야 하는 보험사들은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으로 보험업계의 자산운용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보험사 전체 실적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저금리 흐름 속에서 자산 조정으로 이익을 봤던 보험사들은 오히려 금리가 올라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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