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은 26일(한국시각),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앞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있는 그대로 얘기하자면 독일이 한국보다 훨씬 강하니까 쉽지 않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며 “점유율등이 뒤져도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기성용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것은 상상하지 못한 일”이라면서 “주장 완장은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의 선수에게 주겠다”고 강조했다. 기성용이 결장할 경우 주장 완장은 부주장인 장현수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1~2차전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된 이상 출전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독일전 전략에 대해 신 감독은 “독일을 이기기 위한 조직적 전술 훈련의 시간은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디펜딩 챔피언과 붙기에 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그래도 1%의 가능성이 있다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마지막 절규와 같은 바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를 지켜본 이영표 해설위원은 다른 생각을 드러냈다. 이 위원은 미디어센터에서 국내 취재진들과 만나 “경기 전날 인터뷰는 팬들에게 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에게 하는 메시지다. 상대가 강하지만 '그러나'라면서 그 다음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고 신 감독의 발언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게 트릭이면 좋은데 인터뷰 자체는 좀 그렇다. 프로페셔널 하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뭐라고 할 수 없다. 이런 것도 작전일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느낌이다"라고 혹평했다.
상당히 수위가 센 발언이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선, 후배의 위계질서가 보수적인 한국 축구계의 현실을 고려하면 이영표 위원의 말은 사실상 신 감독을 저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태용 감독에 대해 날선 비판을 내놓은 이영표 해설위원. ⓒ 데일리안 DB
특히 이 위원은 대회 전 한국이 이번 대회 최약체로 분류됐음에도 16강 가능성을 언급하며 애정을 드러냈기에 다소 의외라 할 수 있다.
이는 한국 축구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영표 위원은 지난 멕시코전을 중계하면서 선수들의 기본기 부족을 지적하면서 한국 축구의 체질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실체를 드러내지 못하는 ‘트릭’ 역시 우스갯소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표팀은 지난 조별리그 2경기서 의도를 알 수 없는 코너킥 전술을 비롯해 프리킥 상황에서도 전세를 뒤집을만한 번뜩이는 재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탈락 위기서 만나게 된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는 세계 최강 독일이다. 신태용호가 혹평 속에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지, 많은 전문가들은 기대보다 걱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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