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LG화학, 실력으로 승부…배터리 악재 정면 돌파(종합)


입력 2020.10.12 10:03 수정 2020.10.12 10:04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이달 30일 전지사업부문 분사 앞두고 '깜짝 실적' 발표

3Q 잠정 영업익 9천억 '사상 최대'…투자자 우려 정면 돌파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LG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LG

LG화학이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LG화학이 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한 것은 처음으로,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자 실적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연결 기준 매출액 7조5073억원, 영업이익 902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8.8%, 158.7% 증가한 성적이다.


이로써 LG화학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영업이익 기록을 달성했다. 직전 최대 실적은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4510억원, 2011년 1분기 영업익 8313억원이다.


이번 깜짝 실적은 기초소재(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등 전 사업본부에서 고른 성적을 나타낸 영향으로 추정된다.


이중 석유화학 부문은 전체 영업이익 9021억원 중 7000억~7500억원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체 비중의 78~83% 수준이다.


LG화학의 주력 품목인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PVC(폴리염화비닐), NB라텍스 등이 '코로나 특수'에 힘입어 판매가 크게 개선된 영향이 크다.


전지 부문 역시 1300~1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영업이익의 14~16% 수준으로, 증권가는 EV용 배터리를 중심으로 호조를 보인 것으로 봤다.첨단소재 부문도 양극재 출하량 증대 및 편광필름 강세 등으로 견조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소형전지 및 자동차전지는 4분기 ESS 사업 안정화 및 애플 신제품 효과, 폴란드 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매출 및 영업이익 현황ⓒLG화학 LG화학 매출 및 영업이익 현황ⓒLG화학

LG화학이 최종 실적(21일) 발표에 앞서 '깜짝 실적'을 2주 앞당겨 처음 공개한 것을 두고 업계는 '주주 달래기' 차원이라고 해석한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투자자들에게 실적 예상치를 미리 제공, 기업가치를 판단하도록 돕는 잠정 실적 발표를 시행하고 있다.


그간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던 LG화학이 굳이 실적 카드를 꺼낸 것은 이달 말 예정된 배터리 사업 분할을 앞두고 긍정적인 기업가치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초소재 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배터리 사업을 떼내더라도 여전히 견조한 기업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7일 LG화학은 전지사업(배터리) 부문을 분사한다고 발표했다.그러자 소액투자자들은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면 기존 LG화학의 기업가치는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9일까지 LG화학 주식 6000억원어치를 매도하고 불매운동을 예고하는 등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의 코나 전기차 화재 원인을 두고 국토교통부가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이라며 책임 소재를 사실상 LG화학으로 지목하면서 악재가 불거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분쟁 소송전도 이달 말 결과를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화학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것은 악화된 여론을 불식시키고 물적분할 이슈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오는 30일 임시주총을 거쳐 물적분할에 따른 분사가 완료되면 LG화학은 12월 1일 출범하는 배터리 사업 신설 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 지분을 100% 소유하게 된다.


이후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IPO)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이 줄곧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미래 성장성을 확신, 신설 법인을 지속 성장 가능한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