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바일인증서 월 평균 인증 건수 2556만건 달해
하나는 얼굴인증·신한은 블록체인 활용한 신원확인 도입
시중은행들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인증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12월 시행되는 전자서명법에 맞춰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짐에 따라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기존의 공인인증서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기능을 탑재한 ‘KB모바일인증서’를 출시했다.
KB모바일인증서는 인증서를 발급받으면 보안카드나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 없이 금융거래가 가능하다. 기존 공인인증서와 달리 유효기간도 없어 매년 재발급을 받지 않아도 된다. 특히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소프트웨어뿐 만 아니라 하드웨어에까지 보안기술을 적용해 독립된 보안영역에 인증서를 저장시킴으로써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현재 500만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으며, 최근 1년간 월 평균 인증 건수는 2556만여건에 달한다.
최근에는 KB모바일인증서가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에 후보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공인인증서 외에 다양한 민간 전자서명 서비스를 공공웹사이트에 시범 도입하는 내용으로 총 9개 사업자가 참여해 5개 사업자가 현장점검 대상으로 선정됐다.
하나은행도 지난 8월 모바일금융 앱 ‘뉴 하나원큐’를 출시하면서 은행권 최초로 얼굴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얼굴인증 서비스는 휴대폰 종류와 상관없이 얼굴인증만으로도 1초만에 간단하게 로그인 할 수 있고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OTP 없이도 쉽고 빠른 이체를 할 수 있다.
이 서비스에는 원큐 애자일 랩(1Q Agile Lab) 10기인 인공지능(AI) 얼굴인식 스타트업 (주)메사쿠어컴퍼니가 참여했다.
IBK기업은행 역시 지난해 모바일뱅킹 앱 ‘아이원뱅크(i-ONE Bank)를 전면 개편하면서 자체 인증서를 도입했다. 공인인증서 없이 여섯 자리 비밀번호만 누르면 금융상품 가입, 계좌 이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곳도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신한 쏠(SOL)’에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마이아이디 기반의 분산신원확인(DID) 기술을 도입했다.
분산신원확인 기술은 스마트폰에 신원 정보를 암호화해 저장한 후 개인정보 제출이 필요할 때 본인이 직접 개인정보를 선택해 제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쏠에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의 쯩(MyID)이 제공하는 신원인증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신원인증 서비스를 통해 비대면 2차 신원확인 절차(신분증 촬영 또는 통신사를 통한 본인인증)를 대체해 고객의 업무절차를 간소화했다.
신원인증서비스에 전자서명 기술이 추가로 탑재되면 인증서 대신 개인 인증수단으로도 사용 가능하며, 금융거래에 필요했던 각종 증명서를 발행기관의 확인 없이 모바일로 전송할 수 있어 고객의 편의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도 해당 서비스의 연내 도입을 검토 중이며,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페이코 등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에 속한 77개의 파트너사도 순차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대형 IT기업), 통신사, 보안기업 등이 사설 인증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은행, 핀테크, 빅테크 등 업종 간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