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 주가, 6~7월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
셀트리온 외인 1564억원 순매도…전문가 "연말 치료제 성과 관건"
셀트리온 3형제(헬스케어·제약) 주가가 최근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셀트리온을 통한 차익실현 매물을 대거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올해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2·3상 파트1 데이터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셀트리온에 대한 수혜가 부각돼 주가가 반등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6500원(2.66%) 하락한 23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셀트리온은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장보다 2900원(3.31%) 내린 8만4700원에, 셀트리온제약은 2900원(2.76%) 떨어진 10만2300원에 장을 마쳤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서 생산한 제품의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기업이다.
셀트리온 3형제 주가는 이번 달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달 12일 27만3500원까지 올랐던 셀트리온 주가는 8거래일 만인 21일 24만4000원으로 11.8%(3만2500원) 감소했다. 연고점인 지난 7월 13일의 32만9000원과 대비하면 26.7%(8만8000원) 급감한 수치다.
지난 6월 25일 11만4700원이던 고점을 찍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8만7600원(10월 21일)으로 23.6%(2만7100원) 급락했다. 셀트리온제약 주가도 지난 6월 22일 14만600원까지 오른 뒤, 이 달 21일 10만5200원으로 25.1%(3만5400원)나 떨어졌다.
이 같은 주가 약세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때문이다. 이 달 들어(1~21일) 외국인은 셀트리온 주식을 1564억8300만원 순매도했다. 기관도 133억9600만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을 팔았다. 같은 기간 외인과 기관은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각각 10억400만원, 364억8100만원씩을 던졌다. 셀트리온제약 주식도 4억9400만원, 20억9300만원씩 처분했다.
외인과 기관이 셀트리온 주가를 매도하고 있는 건 우선 투자에 대한 부정적 견해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지난 달 셀트리온 매도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발간했다. JP모건은 특히 과도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을 목표가 하향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다른 하나는 올 6~7월 사이에 연고점을 찍은 셀트리온 3형제에 대한 차익실현을 위해서다. 대표적으로 연기금은 이 달에만 345억7000만원의 셀트리온 주식을 팔았다. 연기금이 절대적인 '수익'만을 추구하는 기관인 만큼 셀트리온 주가가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차익실현에 몰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요건 변경으로 연말에 주가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미리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안전성 이슈가 불거져 투자매력이 떨어진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인들은 셀트리온에 여전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개인들은 이 달에만 셀트리온을 1637억8100만원 규모로 사들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제약은 각각 371억3500만원, 30억1400만원씩 순매수했다. 8월 한 달간 셀트리온을 645억5500만원어치 순매도했던 개미들이 매수우위로 돌아선 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인 'CT-P59'의 예방 임상시험인 3·3상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셀트리온은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예방 임상시험에서 고위험군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효과를 입증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향후 셀트리온 주가에 변동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주가가 이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전 분기 대비 늘어난 연구개발(R&D) 비용 등 악재를 미리 반영한 만큼 올해 남은 추가 상승 모멘텀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뿐이라는 분석에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코로나19 치료제 2·3상 파트1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만약 국내 긴급사용 승인 신청이 이뤄질 경우 셀트리온은 큰 수혜를 입게 된다"며 "이미 비용을 투입해 대규모 상업 생산 초기 물량 생산 준비를 마친데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릴리가 임상 3상을 중단했던 만큼 치료제 승인이 날 경우 셀트리온이 앞서 나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