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3분기 올해 흑자전환 성공…코로나 악재 딛고 재도약
전장 주도한 이 부회장 역할 중요…삼성전자 시너지 확대
글로벌 자동차시장 회복세…내년 수요 올해보다 늘어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해 인수한 하만이 글로벌 자동차 판매 회복세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삼성전자 역시 글로벌 전장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하만과의 상승효과가 상당한 보탬이 될 전망이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의 3분기 영업이익(삼성전자 회계연도 기준)은 1500억원으로 올해 첫 흑자를 기록했다. 앞서 하만은 1분기와 2분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각 1900억원, 900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하만의 성장세가 글로벌 자동차 수요 회복과 관련이 깊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공장 폐쇄와 소비 위축으로 침체를 겪었던 자동차 업계가 하반기부터 기지개를 펴면서 하만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만은 자동차 전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디지털 콕핏을 생산하고 있다. 하만은 3분기 디지털 콕핏 시장에서 27.7%의 점유율을 기록해 지난해 말(24.8%) 대비 비중이 2.9%p 상승했다.
디지털 콕핏이란 차량 내에 설치된 첨단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디지털 멀티디스플레이를 통칭한다. 사실상 자동차를 제어하기 위한 전장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9월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794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업계에서는 내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를 올해보다 약 10% 늘어난 8360만대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하만의 실적과 더불어 삼성전자와의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장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코팻(incoPat)’이 발표한 ‘2018 글로벌 자율주행(Autopilot) 기술 특허 출원 100대 기업’ 조사에서 삼성은 1152건으로 2위에 올랐다. 완성차 업체가 아닌 기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자율주행은 개발 과정에서 기존의 차량제조 및 설계방식 외에도 반도체, 무선통신 같은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돼야 하는 최첨단 기술로 알려져 있다.
전장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는 이 부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동안 시장의 기대와 달리 이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로 경영 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삼성전자와 하만의 협업도 모바일 및 주변기기 부문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하만을 포함한 전장사업이 이 부회장이 지목한 4대 성장사업에 포함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경영활동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이 부회장은 하만 인수에 앞서 전장사업팀을 별도로 꾸리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다.
재계 관계자는 “하만 인수가 이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된 직후 이뤄진 대형 M&A인 점을 감안한다면 하만이 가지는 의미는 더욱 크다”며 “하만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과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이 부회장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