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재 화장품 인기↑…관련 브랜드 잇따라 론칭
식물 자원으로 만든 용기도 선봬…“플라스틱 절감에 앞장”
최근 뷰티업계를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유해 의심 성분을 배제하고 친환경·동물 보호 등을 고려해 만든 ‘클린뷰티’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는가 하면, 패키지와 포장까지 완벽한 ‘에코 프랜들리’를 우선시하는 움직임 까지 강화되고 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리브영 매장에서 판매되는 클린뷰티 12개 브랜드 매출은 최근 세 달간(8월1일~10월31일)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188% 성장했다.
이처럼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클린뷰티의 존재감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부터다. 환경 친화적 소비 트렌드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일상화가 맞물리면서 저자극 제품 수요가 덩달아 커졌다.
CJ올리브영이 뷰티 콘텐츠 플랫폼 ‘셀프뷰티’와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여성 소비자 10명 가운데 9명이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화장품 브랜드의 가치관·윤리적 행동에 과거보다 관심이 생겼는지 묻는 질문에 87.5%가 ‘그렇다’고 답했다.
CJ올리브영은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지난해 6월 부터 업계 최초로 ‘올리브영 클린뷰티’라는 자체 기준을 만들고, 건강한 성분과 더불어 지구 환경과 공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는 화장품 브랜드와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클린 뷰티 브랜드인 ‘라운드랩’의 1025 독도 토너는 올해 처음으로 올리브영 어워즈의 스킨·토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비건 인증을 하는 제품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이니스프리가 2019년 8월 출시한 슈퍼푸드 베지워터 토닝 라인은 제주산 당근, 밀싹, 방울양배추 등으로 만든 제품이다. 동물성 원료, 부산물을 일체 배제했으며, EVE(프랑스 비건 인증 마크) 비건 인증을 획득한 100% 비건 레시피 제품이다.
최근에는 패션업체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이어 LF도 발을 들였다. 특히 LF는 지난 2019년 10월 여성용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해, EVE로부터 비건 화장품이라는 인증도 획득했다.
아울러 뷰티업계는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고 재활용 가능한 환경 친화적인 포장재나 용기를 사용하며 친환경 행보를 실천하고 있다.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면서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그린슈머’에 대한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쁜 용기’ 사용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내용물에 비해 지나치게 화려하고, 재활용하기 어려운 용기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6년부터 포장재의 중량·재활용성 등을 정략적으로 평가하는 척도인 '그린패키징 가이드'를 도입해 친환경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신제품 출시 전 제품의 친환경성을 평가해 친환경 생활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국내 화장품 최초로 리필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아모레스토어 광교'에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코코넛 껍질로 만든 리필 용기에 고객이 원하는 만큼의 샴푸·보디위시 등을 소분 판매하는 방식이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나무를 베지 않고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 재생 가능한 식물 자원으로 만드는 친환경 식물 유래 플라스틱 적용을 적극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7년 이니스프리는 사탕수수 추출물 기반으로 제작된 바이오패트(Bio PET)를 바디 클렌저 제품에 적용시켰으며, 2018년 미쟝센 슈퍼보태니컬 라인, 해피바스 어린잎 티컬렉션 젤 헨드워시 제품 등에도 식물 유래 플라스틱을 사용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뷰티’를 표방한 화장품업체 아로마티카 역시 포장재가 필요 없는 고체 비누바를 만들고 재활용이 쉽도록 투명 용기와 잘 분리되는 ‘수분리라벨’을 사용하는 등 환경 친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억2000만원으로 2019년(1억9000만원)보다 약 4.5배 늘었다. 팔린 제품의 절반은 리필팩과 리필스테이션 등 리필이 채우고 있다.
이밖에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도 플라스틱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캡을 제외한 본체를 종이로 대체한 종이튜브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튜브는 일반적으로 캡과 본체로 구성되는데 종이튜브는 본체의 안쪽 면을 얇은 방수막 합지와 종이를 겹쳐 넣음으로써 플라스틱을 완전히 대체했다. 이렇게 종이로 교체함으로써 캡을 제외한 본체 플라스틱 사용량은 기존에 비해 80%나 절감할 수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부터 고객사에게 적극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초화장품으로 개발된 종이튜브를 색조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에도 적용해 산업 전반에 친환경 바람을 불어 넣는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 시대”라며 “착한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관련 제품도 점차 대중화 되는 추세다.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들에게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이 시장은 지속 확장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