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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코로나 시대에 태어난 ‘신인 아이돌’의 현재


입력 2021.03.25 13:56 수정 2021.03.25 13:5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에스파·엔하이픈·위클리·트레저 등 30여팀 데뷔

중소 기획사 "온라인 통한 팬덤 확장 한계 있어...오프라인 절실"

ⓒ빌리프랩, SM, YG, 플레이엠, 바인·알디컴퍼니, 제이플래닛, FNC,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시대에 탄생한 아이돌 그룹들이 어느덧 햇수로 2년차 가수가 됐다. 가요계의 거의 모든 행사가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는 터라, 한참 활동을 해야 할 신인그룹임에도 팬들의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지난해에만 더스틴, 다크비 MCND, 마이스트, TOO, 크래비티, 시그니처, 에피소드, 데이드림, CRAXI, ICU, 우아!, 시크릿 넘버, 레드 스퀘어, 엘라스트, 위클리, 트레저, 마카마카, 보토패스, 루나솔라, 고스트나인, 위아이, 블랙스완, 피원하모니, 드리핀, 스테이씨, 에스파, 블링블링, BAE173, 엔하이픈 등 30여 팀이 데뷔했다.


대형기획사·중소기획사 할 것 없이 많은 아이돌 그룹이 탄생했지만, 통상적으로 오프라인 현장에서 팬들과 유대감을 키우면서 팬덤 규모를 불리던 과거와 달리 이들 중 직접 팬들을 만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대중음악 콘서트, 팬미팅 등이 ‘모임·행사’로 분류되어 있어 2단계에선 100인 이상 집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형기획사의 후광을 입고 데뷔한 아이돌 그룹의 경우 기존 팬덤에 활발한 온라인 행사를 기반으로 한 확장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었다. CJ ENM과 빅히트가 합작한 빌리프랩 소속 엔하이픈은 정식 데뷔 전부터 SNS를 기반으로 한 막강한 팬덤을 구축했고, 각종 국내외 차트의 정상을 차지하면서 데뷔 2개월 마에 신인산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또 카카오M에서 내놓은 그룹 위클리도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것은 물론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 4관왕을 차지했다. 각각 SM과 YG가 내놓은 에스파와 트레저도 신인답지 않은 팬덤과 성적을 내놓으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공은 일부 특정 그룹에게만 가능한 일이었다. 자본과 팬덤이 탄탄하지 못한 중소기획사의 경우 온라인 콘서트·팬미팅은 오히려 손해가 커 꺼려하는 분위기이고, 손해를 감수하면서 개최를 한다고 하더라도 팬덤의 확장으로 연결된다는 확신도 없다.


지난해 신인 그룹을 탄생시킨 한 중소 기획사 홍보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데뷔를 몇 차례 미뤘다. 활동에 제약이 클 수밖에 없는 이 시기에 데뷔하면 손해를 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가 장기화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데뷔를 할 수밖에 없었다. 무작정 미룰 수도 없었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공연이나 팬사인회 같은 팬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을 만한 기회가 없다는 게 제일 힘들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기존 팬덤이 없는) 신인이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팬덤을 집결시키는 건 한계가 있다. 이미 손해를 보고 있는 중에 확신이 없는 온라인 공연을 진행할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중소기획사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팬덤의 형성, 확장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만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빅히트와 CJ ENM이 손잡고 내놓은 ‘금수저 아이돌’로 꼽히는 엔하이픈이 최근 오프라인 팬미팅을 열고자 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강력한 후광을 입고 탄생한 아이돌의 오프라인 팬미팅 시도는, 신인 그룹에게 있어 오프라인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시사한다.


한 아이돌 그룹 제작사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막대한 출혈을 떠안았고, 지금은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인 아이돌 그룹의 경우 데뷔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막대한 돈이 투입된다. 이후 활동에서 벌어들일 수익에 대한 투자의 개념인데, 사실상 수입이 ‘제로’인 상황에서 올해까지 오프라인 일정이 불가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돈을 더 투입하는 건 모험에 가깝다.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활동을 멈춰야 하는지까지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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