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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 없이 ‘성과’ 강조만…넷플릭스, 하반기 반전 가능할까


입력 2024.07.21 09:26 수정 2024.07.24 15:5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스위트홈3' 기술적 성취 강조했지만

시즌2 부진 상황 속 남는 의문

넷플릭스가 ‘스위트홈’ 시리즈의 긴 여정을 짚는 행사를 열며 기술적 성취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이것이 대중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는지는 사실 의문이다. 물론 아직 시즌3의 평가가 남았지만 시즌2가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으며 ‘스위트홈’의 세계관을 마냥 ‘성공’이라고만 평가할 수는 없어진 것이다.


성공한 여정만 되짚어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최근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의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요즘, 해법 없이 성과만 강조한 넷플릭스가 하반기 진정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엔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지난 2020년 시즌1 방송 당시 해외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던 ‘스위트홈’은 ‘오징어 게임’ 신드롬 이전, K-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준 시리즈물이었다. 또 크리처 구현이 쉽지 않아 한국에서는 활발하게는 시도되지 않았던 크리처물의 가능성을 연 작품이기도 했다.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처절하고 절박한 사투를 그리는 작품으로, 세 시즌에 걸쳐 방대한 서사를 풀어내며 볼거리와 ‘스위트홈’ 시리즈만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지난 17일 열린 ‘스위트홈3’ 제작발표회에서 세 시즌 모두 출연한 이시영은 “이렇게 오래 찍은 작품은 처음이다. 5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면서 인생에서 잊지 못할 영광스러운 작품이 됐다”면서 “이젠 가족 같다. 의미가 깊다. 캐릭터도 그렇고, 작품에도 더 깊게 다가갈 수 있었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표했다. 이처럼 하나의 세계관을 깊이 있게 그려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낭만닥터 김사부’나 ‘모범택시’ 시리즈처럼 시즌3까지 방송되며 ‘장수 시리즈’가 되는 작품들도 있지만, 시즌제가 정착이 된 지금도 그 숫자가 아직도 많지는 않다.


특히 ‘스위트홈’ 시리즈의 경우, ‘괴물화 사태’라고 표현할 만큼 다양한 괴물들이 활약하는 ‘크리처물’로 그 스케일도 남다르다. 이에 넷플릭스 측이 ‘스위트홈’ 시리즈의 시작부터 피날레까지의 여정을 짚는 행사까지 연 것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기술적인 성취만을 강조했을 뿐 최근 아쉬운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의 아쉬운 성과에 대한 고민은 빠져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넷플릭스 측은 ‘스위트홈’ 시리즈 속 크리처물이 얼마나 구현하기 어려웠는지, 시즌2와 시즌3가 구현한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전문적인 용어와 함께 설명했다.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은 ‘스위트홈’ 시리즈의 크리처에 대해 “사람이 괴물로 변화한 크리처지 않나. 그러다 보니 배우가 연기를 하는 것들, 무용가 출신들이 움직임을 연기하는 부분이 중요했다”며 “소위 말해 ‘복붙(복사+붙여넣기)’이 가능한 크리처가 아니었다. 각각의 크리처가 저마다의 욕망으로 변한 것이기 때문에 스토리가 있고 특색이 있었다. 때문에 크리처마다의 커스텀마이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 “시즌이 거듭되면서 괴물들이 더 많아지고 다양해진다. 낮에 괴물이 돌아다니는 것을 구현하는 건 기술적으로 어렵다. 복잡성과 난이도가 있었다. 시즌1에서는 그린홈이라는 한정된 공간이었다면 시즌2부터는 공간이 확장되지 않나. 그래서 3D로 빌드업을 많이 했다. 그런 부분을 구현해 내며 시도를 많이 했다. 시즌2, 3는 다른 방식이었다. CG 안에도 각각의 요소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을 활용했다는 것이 큰 부분이라 생각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사실 ‘스위트홈’의 세계관이 시즌2에서는 매력적으로 뻗어나가지 못하면서, ‘화려한 볼거리’도 빠르게 힘을 잃은 것이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크리처물’을 표방한 ‘경성크리처’가 ‘빈약한’ 서사로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으며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있지만 큰 기대를 모으지 못한 것처럼, 최근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를 향한 시청자들의 평가가 그리 좋지 못한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스위트홈’처럼 앞서는 ‘D.P.’의 시즌2가 시즌1의 서사보다 떨어지는 완성도로 실망감을 유발했으며, ‘더 에이트 쇼’, ‘하이라키’, ‘선산’, ‘살인자ㅇ난감’ 등 다수의 작품들이 시청자들의 강한 호불호를 유발하며 ‘예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도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의 떨어진 경쟁력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넷플릭스에서는 여전히 한국 업계 덕분에 상당 수의 양질의 콘텐츠가 전 세계에 공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규모도 변함없을 것”이라는 고민 없는 답변만이 이어졌다. 시즌2가 전 시즌만 못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질문에도 “한국에서 하면 좋을 시즌제에 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라는 답변이 이어졌다.


물론 ‘스위트홈’ 시즌3에 대한 평가가 남아있으며, 하반기 넷플릭스의 강력한 IP ‘오징어 게임’의 시즌2 공개도 기대 포인트라고 할 만한다. 다만 이어지는 부진에 대한 뚜렷한 해법은 없어 보이는 넷플릭스의 진정한 반전이 가능할지는 궁금해진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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