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개월 만에 현장 복귀하자마자 승강 플레이오프 앞둬
3년 전 서울서 극적으로 잔류한 경험, 강원FC도 구할지 관심
약 1년 4개월 만에 현장에 복귀한 최용수 감독은 과연 위기의 강원FC(이하 강원)를 구할 수 있을까.
지난달 16일 강원의 제9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최용수 감독은 친정팀 FC서울을 상대로 사령탑 복귀전을 치러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강원은 최종 38라운드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1위(승점 40·9승 13무 15패)를 확정하며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PO) 승리 팀 대전하나시티즌과 마지막 승강 PO를 치르게 됐다.
애초 최용수 감독의 목표는 강원의 K리그1 잔류였다. 강등 위기에 놓인 강원은 긴급히 최용수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했지만 승강 PO를 피하기는 어려웠다. 승강 PO 승리로 잔류를 확정짓는 게 최용수 감독에게 주어진 현실적인 과제이기도 했다.
그나마 부담스러운 친정팀과 원정 경기서 무승부로 승점을 얻으며 다이렉트 강등을 피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이제는 최용수 감독의 승부사 기질에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
최 감독은 이미 서울 시절 한 차례 승강 PO를 경험한 바 있다. 2016년 중국 장쑤 쑤닝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서울을 잠시 떠났다가 2018년 10월 강등 위기에 놓인 팀을 구하기 위해 다시 돌아와 잔류시켰다.
2018시즌 내내 부진에 시달렸던 서울은 최용수 감독이 복귀한 뒤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PO서 승리하며 가까스로 살아남은 바 있다.
다만 3년 전과 현재 상황은 다르다. 당시 서울 스쿼드와 비교하면 현재 강원의 선수층은 그리 두텁지 않다. 여기에 최용수 감독은 이전부터 서울이란 팀을 오래 맡아 왔기 때문에 기존 스타일에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없었지만 강원은 다르다. 팀을 맡은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한다는 측면에서 부담도 더하다.
최용수 감독은 “3년 전 비교했을 때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 결정을 지어줄 선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가 잘 안 보인다. 선수들 자신감도 떨어져 있다”고 팀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현재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굳은 각오도 보여줬다.
최 감독은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와서 설렌다. 열정이 꿈틀거린다”며 “강등을 피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해야 겠다는 마음이다. 승부욕이 생긴다”고 말했다.
위기의 강원은 최용수 감독이 한 차례 승강 PO를 겪으며 압박감을 이겨낸 경험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오는 12월 8일과 12일에 열리는 승강 PO까지 최용수 감독이 강원이란 팀을 얼마나 더 단단하게 바꿔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강원은 4일 오후 3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움에서 성남FC를 상대로 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승패가 큰 의미는 없지만 승강 PO를 앞두고 갖는 최종모의고사라는 점에서 최용수 감독에게는 중요한 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