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개봉
신수원 감독과 배우 이정은이 1세대 여성 영화인들을 조명하며 존경을 표했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오마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 신수원 감독과 배우 이정은이 참석했다.
영화 '오마주'는 한국 1세대 여성영화감독의 작품 필름을 복원하게 된 중년 여성감독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네마 여행을 그린다.
신수원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아 프랑스어로 '존경, 경의'를 뜻하는 제목처럼 선배 영화인들의 삶과 영화에 대한 박수와 찬사를 전하고 꿈과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 따뜻한 기운을 선사한다.
신수원 감독은 "2011년에 '여자만세'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는데 그 때 취재를 하면서 1950~60년대 활동했던 최초 여성 감독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호 감독이 박남옥, 2호 홍은원 감독이다. 그 때 '오마주'라는 작품을 구상하게 됐고 2020년 '젊은이의 양지'를 끝내고 후반작업할 떄 시나리오를 썼다"라고 연출 배경을 밝혔다.
이정은이 첫 단독 주연을 맡아 중년 여성 감독 지완 역을 맡았다. 이정은은 "신수원 감독을 작은 거인이라고 생각한다. 외모만 보면 매서운 눈초리에 자그마한 체구를 갖고 있지만 현장에서 보여준 열정이 너무 뜨거웠다. 그 열정에 반해서 작품을 했다"라며 "나 역시 혼신을 다해 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신수원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말했다.
이어 "주연은 처음이라 모니터하면서도 불안감이 컸는데 그때마다 되게 용기를 주셨다"라고 덧붙였다.
신수원 감독은 '미성년'과 '기생충' 속 이정은의 연기를 보고 꼭 한 번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살아있는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는 배우"라며 "'오마주' 주연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안나오는 장면이 없다. 왜 이 사람이 뒤늦게 주연을 하게 됐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수많은 표정이 있었다"라고 이정은과의 작업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정은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1세대 여성 영화인에 대해 "사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잘 몰랐다. '여자만세' 다큐멘터리와 홍은원 감독님의 딸의 책을 보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가진 것 자체가 놀라웠다. 불가능에서 가능을 만들어낸 것 같다는 생각이다. 주옥같은 작품들이 사실은 무척 어려운 환경에서 만들어졌다는 걸 새삼 느꼈고, 영화인들에게 자양분이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고백했다.
'오마주'는 신수원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가미됐다. 이정은은 "구체적인 가정사가 나왔는데 상상력을 많이 발휘한 부분이 많더라. 개인적인 이야기는 20% 정도"라며 "저도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연극배우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큰 지원을 받지 못했다. 영화감독이나 배우나 똑같다는 생각을 했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신수원 감독님의 도플갱어 같은 모습으로 출연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에 신수원 감독은 "전생에 헤어진 자매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 '젊은이의 양지' 등 최근 전작이 염세적인 시선이었던과 달리 '오마주'는 한결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신 감독은 "사람들이 자꾸 어두운 영화만 만드냐는 말을 했는데 언젠가 밝은 영화를 만들거라고 답을 했었다. '오마주'는 내 첫 작품인 '레인보우'에 가까운 작품이다. 끊임없이 '레인보우2' 같은 작품을 만들어보려고 했었다"라면서도 "물론 염세적인 영화도 계속 찍을 것 같다. 나는 원래 어둠의 세계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하며 굉장히 즐거웠다. 코믹한 영화를 찍는 것도 재미있는 작업이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정은은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나도 극장 한 구석에 앉아서 늘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워가던 사람인데 다시 사회분위기가 좋아져서 코로나19 이후 극장에 갈 수 있는 기회가졌다. 소위 말하는것처럼 대단한 인물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우리의 일상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지나간 영화인들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마주'는 제69회 호주 시드니영화제, 제18회 영국글래스고영화제, 제34회 도쿄국제영화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초청과 제 20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최고상인 심사위원상 수상의 영광까지 안았다. 2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