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금리 상승 여파에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69% 급감 '쇼크'
반도체 수요 부진 당분간 불가피…"감산 없이 고용량·고사양 수주 집중"
파운드리도 3나노 2세대 기술 개발 집중…TV·가전은 프리미엄으로 승부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3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년과 비교해 16% 줄어든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 VD(영상기기)·가전 부문은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 기간 DS(반도체) 부문은 2700억원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으로 어려움이 불가피하나, 기술 차별화 및 원가 경쟁력 우위를 발판으로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 같은 정책 아래 웨이퍼 공급 축소 등 인위적인 감산 대신 '버티기'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삼성전자 4Q 영업익 4조3061억 중 반도체 2700억 '어닝쇼크'
삼성전자는 2022년 4분기 실적컨퍼런스콜을 갖고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43조3766억원, 매출액 302조2314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전년과 견줘 15.99% 감소하고 매출은 8.09% 늘었다고 31일 밝혔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39.46% 늘어난 55조6541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던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6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8.95% 급감했으며 매출 역시 7.97% 적은 70조4646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 5조1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DS 부문은 수요 절벽으로 4분기 영업이익이 27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금리인상 등 매크로 이슈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판매가격이 떨어진데다 재고평가손 영향도 더해졌다.
S.LSI(반도체공정설계) 부문도 업계의 재고 조정에 따른 제품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다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주요 고객사 판매 확대로 역대 최대 분기의 매출을 달성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디스플레이(SDC) 사업도 경기침체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조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는 37.9% 늘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8.1% 감소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계절적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소비심리 위축으로 시장 수요가 줄었다. 그나마 대형은 TV 성수기 QD-OLED 패널 확대와 LCD 잔여 재고 소진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TV, 생활가전, 모바일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4분기 4조31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와 견줘 69% 급감했다. 모바일 등을 담당하는 MX/네트웍스 부문이 스마트폰 수요 부진,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로 부진했으며 TV, 가전도 시장 악화 흐름을 버티지 못했다.
올해 경기침체 지속 우려…"인위적 감산 없이 기술 차별화 지속"
삼성전자는 올해 역시 이 같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악화 추세가 이어갈 것으로 진단했다. 불확실성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기술 차별화 및 원가 경쟁력 우위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는 웨이퍼 투입 축소 등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신 메모리 반도체는 신규 CPU 확대에 따른 DDR5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서버 및 모바일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S.LSI는 2억 화소 센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는 한편 모바일 볼륨존 SoC 판매에 집중하며 파운드리는 3나노 GAA 2세대 수주를 확대하고 차세대 2나노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전략 아래 올해 CAPEX(시설투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 규모는 53조1000억원으로 이중 반도체가 47조9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도체 첨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EUV 등 첨단 기술 및 2나노 기술에서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콜을 통해 "시황 약세가 당장의 실적에는 우호하지 않지만 미래를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본다"면서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를 진행하며 미래 선단노드 공정을 추진하겠다. 공정기술 경쟁력 강화와 엔지니어링 런 비중을 확대함에 따라 CAPEX 내 R&D 비중도 이전 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3나노 2세대 공정을 예정대로 내년부터 양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다수의 모바일, 고성능컴퓨팅(HPC)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2세대는 1세대 보다 면적, 성능, 전력 효율이 개선됐다"고 개선된 기술력을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중소형 부문은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는 한편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대형은 TV/모니터 수요 약세로 사업 부진이 불가피하나 안정화된 수율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내 판매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SDC는 언더패널카메라(UPC), 저전력 기술 등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기술을 준비해왔다. 이를 조기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DX 부문에서 모바일은 S23 등 S시리즈를 확대 판매하는 동시에 5G 스마트폰 저변 확대로 역성장 기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AP 최적화 차세대 선행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AP 솔루션 개발팀을 신설, 제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VD(영상기기) 부문에서는 TV 수요 침체 속 QLED, OLED 초대형 등 프리미엄 수요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98인치 Neo QLED, 마이크로 LED, 대형 게이밍 모니터 출시를 통해 TV 시장 내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전 부문에서도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초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비스포크, 인피니티 라인 등 프리미엄 제품군 경쟁력을 강화해 매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