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주주 인수 합병 안건에 과반 이상 찬성
인수 속도 붙어, 연내 최종 합병 성사될 것으로
산업용 뿐만 아닌 방산업 진출 여부도 기대
미국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기업인 이매진(eMagin) 주주들이 삼성디스플레이에 인수되는 안건을 찬성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매진 인수 작업이 순항하고 있다. XR(확장 현실)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매진 인수가 안정적으로 마무리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미래 성장 동력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매진 M&A와 관련해 이매진이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M&A 안건은 찬성 54.14%, 반대 18.53%로 통과됐다. 인수금액은 주당 2.08달러로 최종 인수가는 2억1800만 달러 (약 2900억원)이다. 찬반 투표는 지난 7월 20일부터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주주들이 찬성하며 연내 최종 합병에 다가섰다.
앞서 이매진 경영진은 만장일치로 인수를 승인한 바 있다. 주주총회 최종 투표 결과는 심사 절차를 거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되며, 인수가 완료되면 이매진의 뉴욕증시 거래는 중단되게 된다.
이매진은 미국에서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업계를 주도하는 업체다. 마이크로 OLED는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로도 불리는데, 이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실리콘 웨이퍼에 증착하는 방식이다. 기존 OLED가 화면 기판으로 유리와 플라스틱 등을 사용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올레도스는 같은 크기 OLED보다 화소 수가 8배 정도 많아 차세대 XR 기기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XR 디바이스의 경우 스마트폰과 일반 IT기기와 다르게 눈과 디스플레이 거리가 가깝다는 특성이 있어, 높은 화소 밀도가 몰입감을 좌우한다. 따라서 우수한 화질이 장점인 마이크로 OLED가 탑재되며, 이는 전체 원가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이매진의 인수로 삼성디스플레이는 XR기기 시장 선점 및 방산업 진출 등의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매진이 현재 미국에서 독보적인 'RGB 올레도스' 기술로 국방 사업에도 뛰어든 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해당 기술을 확보해 방산업에 진출할 수 있고, 혹은 해당 기술을 경쟁사가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차단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애플이 '비전프로'를 출시한 이후 삼성전자 역시 XR 기기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도스 패널 개발이 결국 고객사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매진 인수 배경에 대해 "XR기기 시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인수"라며 "XR 기기가 대중화되면 스마트폰을 능가하는 일상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지난해 9억4200만달러(1조2250억원) 수준이던 XR 기기 시장은 2027년 73억달러(9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전세계 XR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25억달러(약3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