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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SF·LSD 가축전염병 공포…몰아치는 ‘쿼드러플’ 악재 [럼피스킨 비상①]


입력 2023.11.14 06:00 수정 2023.11.14 06:00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가축전염병 잇따라 발생…방역당국 ‘촉각’

신종 전염병 발생 가능성↑…만전 기해야

해외 유입 심각…방역전문가 처우 개선 필요

지난 1일 경북 경산시 한 축사에서 경산시 공수의가 럼피스킨병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럼피스킨(LSD) 등 국내에서 가축 전염병 4개가 한 번에 나타난 사상 초유 ‘쿼드러플’ 악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겨울 고병원성 AI와 ASF 등 치명적인 가축전염병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했단 평가지만 이번 럼피스킨 확산으로 긴장의 끈이 더욱 조여지고 있다.


14일 럼피스킨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기준 소 럼피스킨 확진은 92건으로 집계됐다. 이틀째 추가 확진 사례는 변동이 없었지만 의심사례 4건에 대해 조사 중이다. 발생 농가에서 살처분됐거나 살처분되는 소는 5978마리다.


중수본은 지난 10일 전국 소 사육 농장에 긴급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상태다. 앞서 지난달 31일까지 400만 마리 분 럼피스킨 백신을 도입했다.


럼피스킨은 지난달 충남 서산에서 처음 발생했다. 전파력이 높아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2019년 아시아에서 발견된 뒤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 유입됐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해 차단 방역에 나서고 있다.


앞서 5월에는 충북 청주시 북이면 한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국내에서 구제역 발병 사례는 2019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으로 총 11곳 농장의 소와 염소 1571마리가 살처분됐다.


구제역은 소, 돼지, 염소, 양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가축전염병이다.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치사율도 50%를 넘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 5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제90차 연례 정기 총회에 참석했으나 4년여 만에 발생한 구제역으로 지위 획득에 실패했다.


정부는 구제역 상황을 정리한 뒤 청정국 지위 회복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선 2년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1년간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빠르면 2025년에 청정국 지위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양돈장에선 올해만 총 9건의 ASF 감염 사례가 나왔다. 2020년 양돈농장 2건, 2021년과 작년에 각각 5건, 6건 발생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발생 건수가 2020년부터 작년까지 연간 발생 건수를 넘어섰다.


화천 양돈농가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자료 사진 ⓒ연합뉴스

최근 ASF에 확진된 야생멧돼지 발견 범위가 경기, 강원에 이어 경북 지역까지 넓어지면서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또 겨울철마다 돌아오는 고병원성 AI 발병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병원성 AI는 대개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한다. 대부분 철새를 통해 유입된다. 일본 환경성은 지난 10월 4일 홋카이도 비바이시에서 발견한 큰부리까마귀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AI 항원(H5N1형)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지난 2일 전북 부안군 계화면 한 오리농장에서 저병원성(H5형) AI가 발생해 방역당국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방역당국은 H5형과 H7형 바이러스는 고병원성으로 변이될 가능성이 있어 매뉴얼에 따라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오리 4만2000여마리를 살처분했다.


앞서 지난 7∼8월 서울의 동물보호소 2곳에서 고양이 여러 마리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돼 폐사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이 중 한 보호소에서 보관한 사료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되자 방역당국은 해당 사료를 통한 감염 가능성까지 포함해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확한 감염경로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럼피스킨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백신을 완료했다. 그러나 잠복기와 항체형성시기 등을 감안하면 약 3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 언제든지 추가 확산 가능성이 열려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선 공중방역수의사, 수의사 등 가축방역관 처우 개선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연수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는 “방역이나 검역은 멀리 내다보고 대처해야 하는데 전문인력을 흡수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처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며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할 수 없는 시대고 그에 맞는 적절한 대책 마련에 시급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소 감염병에 한우값 ‘쇼크’…가격급등·수출차질 한숨만 [럼피스킨 비상②]에서 계속됩니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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