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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이종섭 리스크' 정면돌파…"임명 철회 없고, 공수처가 문제"


입력 2024.03.15 00:00 수정 2024.03.15 06:44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여야 막론 이종섭 주호주 대사 임명 철회 요구에

"공수처가 그동안 조사를 안한 것이 문제 핵심"

"임명 철회 가능성 없다…수사 회피 목적? 억지"

李, 대통령실에 "공수처가 부르면 당장 내일이라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9월 당시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기호 국방위원장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권의 명운을 가를 4·10 총선을 20여 일 앞두고 이종섭 주호주 대사를 둘러싼 논란이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대통령실은 정면 돌파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종섭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하고, 국민의힘 수도권 출마자들 중심으로 '이종섭 리스크'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자, 파장이 더 커지기 전에 진화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국방부 장관 시절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던 중 주호주 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이 대사에 대한 임명 철회 요구가 여야를 막론하고 나오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임명 철회 가능성을 일축하며 "공수처가 그동안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내에선 공수처와 야당, 일부 언론이 유착했다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사 임명을 왜 철회해야 하느냐"며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출국금지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선 "전혀 몰랐고,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3조 3항을 보면, '대통령이나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은 수사처의 사무에 관하여 업무보고나 자료제출 요구, 지시, 의견제시, 협의, 그밖에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SBS와의 인터뷰에서 "핵심은 이 대사가 (공수처의) 조사를 안 받거나 안 받으려 한다는 것이 아니라 공수처가 그동안 조사를 안 했다는 게 핵심"이라며 "지금 나오고 있는 문제들은 주객이 전도되고 핵심이 왜곡됐다"고 했다.


장 실장은 공수처가 지난해 9월 이 대사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이후 한 차례도 소환조사를 하지 않다가, 3개월이 지난 같은 해 12월에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고 지적하며 "출국금지는 유효기간이 한 달이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 계속 연기하면서 막상 조사는 안 했다. 조사도 하지 않으면서 출국금지만 길게 연장한 것은 누가 봐도 기본권 침해이고 수사권 남용"이라고 했다.


장 실장은 "지금 야당이 이 수사나 조사에 정말 진심이라면 6~7개월 동안 아예 조사하지 않은 공수처부터 문제 삼아야 한다"며 "이 대사는 공수처 찾아가서 '대사 나가게 됐는데 언제든 들어와서 조사 받겠다'고 했다. 조사 받겠단 사람을 왜 문제 삼느냐"고 했다. 이 대사도 이날 대통령실에 "공수처가 부른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떳떳하게 들어와 조사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실장은 수사 회피 목적으로 이 대사를 주호주 대사로 임명했다는 야당 측 주장에 대해선 "정말 말도 안 되는 억지이고 앞뒤가 전혀 안 맞는다"며 "대사를 임명하려면 아그레망이라는 상대국 동의가 필요한데, 거기에 1~2개월씩 걸린다. 유관 기관이나 기업 같은 데 알려질 수밖에 없는데 도피성으로 해외에 내보내려면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법을 택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빨리 내보내려면 아그레망 절차가 필요 없는 국제기구나 총영사도 얼마든지 있다"며 "굳이 오래 걸리는 호주 대사를 택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군인 출신인 이 대사의 주호주 대사 임명 배경과 관련해서는 "장관 재직 시절에 호주와 일을 많이 했다"며 "호주가 방위산업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안보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또) K9 자주포 계약도 하고 K9 현지 생산공장 기공식 이런 것도 이 대사가 주도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일부 국민의힘 수도권 출마자들이 이 대사 논란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사실관계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앞으로 사실관계를 계속해서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 때 호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으로 지난해 9월 공수처에 고발됐다. 지난 4일 호주대사에 임명된 이 대사는 언론 보도로 출국금지 상태인 것이 드러났고, 7일 공수처에서 4시간 조사를 받은 뒤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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