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사(NASA·항공우주국) 소속 한국계 우주비행사 조니 김(41)이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 수행을 위해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ISS에 도착했다. 한국계 우주비행사가 ISS 승무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조니 김을 태운 러시아의 소유즈 MS-27 우주선이 8일 오후 6시쯤(한국시간) ISS에 도킹했다고 밝혔다. 이 우주선에는 조니 김을 비롯해 러시아 우주비행사 세르게이 리지코프, 알렉세이 주브리츠키 등 3명이 탑승했다.
러시아 소유스MS-27 우주선은 앞서 8일 오후 2시47분쯤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됐다. 이번 비행은 조니 김이 2017년 NASA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뒤 처음 맡은 우주 임무다. 그는 8개월여 간 ISS에 머물며 과학 조사와 기술 시연 임무를 수행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1998년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건설된 ISS는 지구 상공 400㎞ 궤도에서 하루 15.54번 지구 주위를 도는 축구장 크기의 다국적 실험 구조물이다. 현재 양국 외에 유럽 11개국과 일본, 캐나다 등 13개국이 참여해 공동 운영하고 있다.
2022년 7월 NASA와 로스코스모스는 비상사태에 대비한 대체 운송 수단 확보 차원에서 우주선 좌석 교환 협정을 맺고 ISS로 발사하는 자국의 우주선에 상대국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 이후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악화한 이후에도 두 나라가 협력을 유지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분야 중 하나다.
조니 김은 한국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해군 장교이자 의사다. 1984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태어나 고교를 졸업한 뒤 해군에 입대해 특수부대인 네이비실의 일원으로 100회 이상의 전투 작전에 참여했으며 전투기 조종사 훈련도 받았다.
군 복무중 군 지원을 받아 대학에 진학한 그는 하버드대 의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매사추세츠주 종합병원 응급실과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등에서 의사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고교에 재학중이던 16살 때 네이비실에 대해 처음 들었으며 이후 네이비실 대원이 되는 걸 꿈꿨다”며 “군에서 계속 복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의사가 되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이 우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5년 NASA가 달 유인 착륙을 위해 개발 중인 오리온 우주선 시험비행을 보고나서부터다. 그는 의사이자 우주비행사인 스콧 파라진스키의 권유로 2017년 NASA 우주비행사 선발전에 지원, 후보생으로 선발된 뒤 2년간 훈련을 거쳐 정식 우주비행사가 됐다.
당시 우주비행사에 지원한 1만 8000여명 가운데 최종적으로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사람은 조니 김을 포함해 11명이다. NASA에 따르면 그는 아내와 세 자녀를 두고 있으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과 여가 시간엔 야외 활동과 근력 운동, 비디오 게임 등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