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부터 8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대중 매체를 통해 인지도를 쌓은 하도권, 박호산이 오페라 ‘메러디스’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메러디스’는 6.25전쟁 당시 실제 벌어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인 구출작전 ‘흥남철수작전’과 그 중심에 있던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항해를 그린 작품이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마지막까지 흥남부두에 남아 정원 60명에 불과한 배에 무려 1만4000명의 피란민을 태우고, 단 한 명의 희생자 없이 거제까지 이들을 안전하게 이송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항해 중 선내에서 다섯 명의 아기가 태어나면서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기적의 배’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이혜경 연출은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익아트홀에서 열린 ‘메러디스’ 제작발표회에서 “1만4000명이 탄 배에서 2박3일 동안 벌어지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면서 “영화에서 수십만명을 표현할 때 CG를 사용하는데, 무대 세트 전체에 CG처리를 하면서 객석에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네마틱 오페라’라는 장르명처럼 클래식 오페라의 음악성과 영화적 리얼리즘을 결합한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전통적인 성악과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에 선내 피란민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한 영상 연출이 더해진다는 설명이다.
드라마 ‘스토브리그’,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등에서 활약한 배우 하도권의 첫 오페라 출연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성악을 전공했지만, 성악가로 활동한 적은 없어서 오페라에 대한 미련이 늘 있었던 것 같다”면서 “뮤지컬을 하다가 오페라를 하려니 어려움이 많아서 업둥이처럼 많은 도움을 받으며 성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도권은 극중 메러디스 라루 선장을 연기한다. 그는 “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작품으로 후대에 알리는 것은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며 “철수작전으로 살아남은 분들 덕에 오늘의 저희가 있다고 생각한다. 후손들, 자손들에게 알리고 싶은 작품”이라고 전했다.
하도권과 함께 박호산도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다. 박호산은 라루 선장 곁에서 피란민들의 구조를 돕는 외신기자 윤봉식 역을 맡았다. 박호산은 “오페라를 하자는 연락을 받고 걱정이 컸지만 극의 드라마적 요소를 맡아달라고 해서 어떤 형식의 오페라인지 궁금증이 컸다. 새롭게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반적 오페라와 달리 ‘메러디스’는 오페라에 뮤지컬과 연극의 요소를 입힌 ‘시네마틱 오페라’라는 새로운 장르를 내세웠다. 기본적인 오페라의 틀 안에서 일부 노래가 아닌 대사로 극을 이끌면서 극적 요소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 역할을 박호산이 맡게 된다.
이용주 작곡가는 이 같은 형식에 대해 “대중들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표현들이 오페라 속에서 연출된다”면서 “오페라를 감상할 때 대중들이 내용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관객이 집중만 하면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도권 역시 “일반적 오페라에는 성악가들의 아리아가 있지만, ‘메러디스’에는 박호산 배우가 있다. 오케스트라만으로도 충분히 승부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연기하는 배우들이 노래까지 한다는 것이 일반 오페라와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하도권, 박호산을 비롯해 ‘메러디스’에는 소프라노 정아영과 이상은(최덕자 역), 테너 김은국과 원유대(로버트 러니 역), 소프라노 김민지(강금순 역), 배우 박무영(윤봉식 노모 역) 그리고 워너오페라합창단, 브릴란떼어린이합창단, 코리아쿱오케스트라, LK오페라무용단 등 총 80명의 출연진이 무대에 오른다.
이 연출은 “‘심청’ ‘춘향’ 등이 서양 무용인 발레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오페라도 하나의 장르일 뿐 어느 나라 언어라도 접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음악적 요소 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메러디스’는 6월 6일부터 8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