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티브, 박스터로부터 독립 출범
14만명 국내 콩팥 환자 삶의 질 개선
신장 넘어 생명 유지 부문 사업 확장
박스터 신장사업부에서 분사한 밴티브코리아가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밴티브코리아는 박스터가 쌓아온 신장 치료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명 유지 장기 치료’ 부문의 혁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밴티브코리아는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국내 출범을 기념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2월 박스터 신장사업부에서 분사해 독립으로 자리한지 2개월 만이다. 밴티브코리아는 70년 동안 신장 치료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박스터의 ‘유산’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생명 연장 사업을 전개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밴티브코리아의 시작을 알린 임광혁 대표는 “글로벌 헬스케어를 이끄는 박스터의 신장 치료 경험과 기술력을 기반,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해 그들의 사회·경제적 생활이 영위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밴티브의 모체가 된 박스터는 신장 투석 부문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글로벌 기업이다. 1956년 세계 최초로 인공 신장을 상업 생산해 말기 콩팥 질환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투석 치료의 길을 열였다. 1960년에는 최초의 복막 투석 용액을 출시해 콩팥 질환 환자가 외부 투석기가 아닌 자신의 복막을 통해 혈액 내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도록 도왔다.
글로벌 본사인 박스터가 2023년 신장·급성치료사업부와 제약·생명공학사업부를 분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올해부터 박스터코리아는 제약·바이오파마 사업을 밴티브코리아는 신장 및 생명 유지 장기 치료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밴티브코리아는 박스터 신장사업부를 잇는 만큼 국내에서 신장 투석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동 복막 투석 시스템’과 ‘디지털 환자 관리 플랫폼’의 결합이 있다. 투석 시스템과 건강 관리 플랫폼의 결합으로 의료진은 자동 전송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리고 환자는 어플리케이션(APP)을 통해 본인의 투석 데이터를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된다.
2023년 기준 말기 콩팥병을 앓는 국내 환자는 약 14만명에 달한다.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13년 동안 환자수는 2.3배 증가했다. 의료진 등에 따르면 콩팥 손상은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말기 콩팥병 환자는 평생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밴티브코리아는 콩팥병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겪을 불편을 줄이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설명한다. 임광혁 대표는 “복막 투석을 위한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집까지 투석액을 직접 배송하는 등 환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말기 콩팥병 인식 제고 및 투석 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밴티브코리아는 신장 치료를 넘어 생명 유지 장기 치료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생명 유지 장기 치료란 신장을 포함해 심장, 폐 등 주요 장기가 심각하게 저하돼 자연적으로 생존이 어려운 환자에게 인공 의료 기술 및 장비를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를 의미한다. 근본적으로 환자의 질병을 호전시키진 않지만 임종 과정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헬스케어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밴티브코리아는 지속적인 신대체요법(CRRT)을 비롯해 다장기 치료를 통해 중환자 치료의 발전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CRRT는 낮은 혈류 용액 속도로 멈추지 않고 장기간 투석 치료를 유지하는 체외 순환 혈액 정화 요법을 의미한다. 밴티브코리아는 CRRT를 기반으로 폐혈증을 비롯해 폐, 간 등 장기 부전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순차 도입한다.
생명 유지 장기 치료 사업은 사업성이 높지만 막대한 개발 비용과 병의원 네트워크가 필요해 국내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은 제넨바이오 정도였다. 만약 밴티브코리아가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
현재 밴티브의 솔루션과 서비스는 전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매일 100만회 이상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하루 평균 3만회 이상 환자 치료에 활용된다. 글로벌 기업 박스터의 사업 부문을 이어 받은 밴티브코리아는 보다 원활한 사업 진입이 예고된다는 설명이다.
임광혁 대표는 “밴티브는 다국적 기업으로 도입 속도에 차이는 있겠지만 전세계에서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고 밴티브코리아도 글로벌 네트워크의 일원”이라며 “환자 치료에 있어서 장소의 제약을 허무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