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참 소트니코바 자신감 “당장이라도 나가라면.."
이례적 불참 배경 관심 커지자 입 열어
러시아 언론 통해 "코치진 설득, 내 의사 아니다" 입장 밝혀
‘2014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의 자신감(?)은 여전했다.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연맹은 17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소트니코바가 2014 피겨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편파 판정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 직후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는 소트니코바에게 의혹을 날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일 수도 있다.
이에 세계 피겨팬들은 “제2의 사라휴즈가 될 것을 우려한 행보”라고 비꼬았다. 오는 24일부터 일본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누릴 수 없기 때문에 ‘본래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 또 논란의 도마에 오르는 것을 꺼린 행보라는 것.
러시아 피겨연맹 측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트니코바에게 회복 시간을 주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듣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은퇴를 고려하는 선수도 아닌 한창 나이의 선수가 올림픽 직후 세계선수권을 버리고 다음달 1일 아이스쇼에 참가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올림픽 직후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하는 것은 다소 의아한 일이다. 은퇴를 고민했던 김연아도 금메달을 차지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소치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와 아사다 마오(24·일본), 그레이시 골드(19·미국) 등 상위권 강자들이 모두 출전한다. 게다가 소트니코바는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다음 목표는 세계선수권 우승”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쯤 되니 소트니코바도 입을 열었다.
소트니코바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코치가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선수권 불참이 누구의 결정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미 결정은 내려졌고, 나는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장이라도 출전이 가능하다면 뛸 수 있을 만큼 준비는 다 되어있는 상태”라고 자신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다운(?) 자신감이다.
물론 여자 피겨 챔피언이 올림픽 직후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불참한 사례가 없던 것은 아니다. 1998년 타라 리핀스키, 2002년 사라 휴즈(이상 미국), 2006년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등은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이 올림픽 이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경우다. 소트니코바가 겨우 18세에 불과한 앞길이 창창한 선수라는 점에서 소트니코바 측의 속내는 훤히 드러난다.
한편, 러시아 피겨연맹은 소트니코바 대신 쇼트와 프리 스케이팅에서 거푸 엉덩방아 찧었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와 안나 포고릴라야(16)를 대표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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