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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김승규·김신욱, 그때도 알았더라면..


입력 2014.06.27 07:51 수정 2014.06.27 08:45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벨기에전, 박주영-정성룡 대신 나온 둘 활약에 분위기 바뀌어

홍명보 감독 무한신뢰에 막힌 신속대응 능력 아쉬워

[대한민국 벨기에]김신욱(사진)이 최전방에 배치됐고, 김승규는 정성룡 대신 골문을 지켰다. ⓒ 연합뉴스

아쉽게 패했지만 김신욱·김승규 선발 카드는 충분한 효과를 누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전 5시(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앙스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후반 32분 얀 베르통언(MOM)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무2패(승점1)를 기록,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조 꼴찌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은 1998 프랑스월드컵(1무2패) 이후 16년 만이다. 한국은 2002 한일월드컵(3승2무2패)을 시작으로 2006 독일월드컵(1승1무1패)과 2010 남아공월드컵(1승1무2패)까지 3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승리를 따냈다.

벨기에전 최대 화두는 16강 경우의 수에 따른 러시아-알제리전도 16강 진출 여부도 아니었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부진을 거듭한 박주영·정성룡의 선발출전 여부였다. 하지만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홍명보 감독도 결국 이날은 둘을 벤치에 앉혔다.

알제리전에서 교체 투입돼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김신욱이 최전방에 배치됐고, 김승규는 정성룡 대신 골문을 지켰다. 고작 2명 바뀌었을 뿐인데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한국은 초반부터 강하게 벨기에를 압박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최전방에서 김신욱은 벨기에 수비 1명과 미드필더 1명을 상대로 수차례 헤딩 경합을 벌이는 등 고군분투했다. 적어도 1~2명을 끌고 다녔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벨기에를 상대로 제공권에서 밀리지 않았다.

공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 움직임도 괜찮았다. 무기력한 움직임으로 녹아들지 못했던 지난 2경기의 박주영과는 확연히 달랐다. 최후방에선 정성룡 대신 골문을 지킨 김승규가 6개의 세이브로 눈부신 선방을 펼쳤다.

다수의 국내 지도자들은 정성룡의 장점을 안정감이라고 평했지만 오히려 안정적인 플레이는 김승규가 보여줬다. 전반 9분과 32분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재빨리 나와 처리했다. 알제리전에서 정성룡 골키퍼의 판단력 미스와 비교할 때 훨씬 든든했다.

전반 42분과 후반 13분 드리스 메르텐스의 중거리 슈팅을 안정적으로 선방했으며, 후반 44분에는 에당 아자르의 슈팅을 슈퍼 세이브로 막아냈다. 특유의 순발력과 반사신경이 빛난 장면이었다. 후반 33분 베르통언에 실점했지만 앞서 오리지의 슈팅을 막아내는 등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대부분 벤치를 지킨 박주영은 홍명보 감독의 '무한 신뢰'를 받으며 많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결국 “대체할 만한 공격수가 없다”는 이유로 박주영이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경기감각 부족은 여실히 드러났다. 튀니지, 가나와의 평가전부터 월드컵 2경기까지 모두 실망스러웠다. 정성룡 역시 떨어진 반사신경 등 부진에 빠지며 도마에 올랐던 장본인이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알제리전까지 둘을 중용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물론 벨기에전에서 변화를 꾀한 것은 옳은 선택이다. 그러나 조금 더 빨리 깨닫고 변화를 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그것이 실패를 불러왔기에 더욱 그렇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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