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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구자철·박주호…쓰라린 조 1위의 선물은?


입력 2015.01.17 22:11 수정 2015.01.19 12:1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김신욱-이청용 이어 슈틸리케호 계속되는 부상악령

멀리보는 '신생아'팀 슈틸리케호에 성장 밑거름 역할도

[한국-호주]전력의 핵심인 구자철과 박주호가 부상으로 경기 도중 교체, 진짜 승부인 토너먼트를 앞두고 고민에 빠지게 됐다. ⓒ 연합뉴스

55년 만의 아시안컵 탈환을 꿈꾸는 한국축구가 개최국 호주의 아성을 깨고 조 1위에 올랐지만 8강 토너먼트를 앞두고 발생한 큰 출혈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각)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전반 33분 이근호의 날카로운 크로스와 ‘원톱’ 이정협의 마무리로 빚은 선제 결승골과 GK 김진현 선방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A조 1위 자격의 한국은 18일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전 승자인 B조 2위와 오는 22일 오후 4시30분, 브리즈번 보다는 잔디 상태가 좋은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서 8강전을 치른다.

한국축구는 8강에서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B조 1위를 일찌감치 확정한 중국을 피하고, 더 나아가 4강에서도 D조 1위가 유력한 ‘디펜딩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토너먼트 대진상 일본과 중국은 결승 무대나 3~4위전에서나 만나게 된다.

다만, 전력의 핵심인 구자철과 박주호가 부상으로 경기 도중 교체, 진짜 승부인 토너먼트를 앞두고 고민에 빠지게 됐다.

슈틸리케호를 괴롭힌 ‘부상 바이러스’는 아시안컵이 열리는 호주까지 따라왔다. 한국은 대회전 주전 공격수였던 이동국과 김신욱을 부상으로 잃었다.

부동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인 이청용(27·볼턴)은 지난 10일 오만전에서 상대의 깊은 태클에 오른쪽 정강이를 다쳐 이미 호주를 떠났다. 소속팀 볼턴에서 절정의 컨디션을 뽐냈던 이청용의 ‘아웃’은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에 큰 치명타였다. 수비수 김주영 역시 왼 발목 염증 증상으로 호주전에 나오지 못했다.

감기에 시달린 손흥민-GK 김진현 등이 호주전에 가세했지만, 이번에는 ‘중원의 핵’ 기성용과 호흡을 이루던 중앙 미드필더 박주호(28·마인츠)와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26·마인츠)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100% 전력으로 나서도 결승도 오르기 힘든 아시안컵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또 위기에 봉착했다.

사실 8강 진출을 확정한 두 팀의 맞대결이라 경기가 과열 양상으로 흐를 것이라는 예상은 거의 없었다. 체력을 안배하며 토너먼트를 대비하는 전략도 깔려 있었다. 선발라인업만 봐도 이런 분위기를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었다.

한국은 오만, 쿠웨이트전에 이어 또 다시 선발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손흥민을 벤치에 앉히고 이정협을 원톱으로 선발 기용했고, 2선에는 이근호-구자철-한교원을 세웠다. 더블볼란치는 기성용-박주호 콤비가 3경기 연속 나섰고, 포백라인은 김진수-김영권-곽태휘-김창수로 짰다. 골문은 감기를 털고 나온 가장 믿음직스러운 김진현이 지켰다.

호주 역시 ‘플랜B’에 가까운 스쿼드로 나섰다. 팀 케이힐과 로비 크루즈가 선발에서 제외됐고, 캡틴 제디낙은 부상 회복 차원에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킥오프 휘슬이 울린 뒤 예상과 다른 흐름을 탔다.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맞대결에 집중했다. 경기는 과열 양상을 띠었고, 한국은 많은 희생을 치렀다.

박주호가 먼저 쓰러졌다. 전반 30분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네이선 번스 팔꿈치에 얼굴을 가격 당한 것. 코피가 흐를 만큼 강한 충격이었다. 응급 처치를 받고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왔지만 끝내 전반 41분 한국영과 교체됐다.

박주호가 나간 직후 이정협의 선제골로 상승세를 타던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또 다시 ‘부상 악령’에 치를 떨었다.

후반 1분 헤딩을 위해 높게 솟구쳐 올랐던 구자철은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곤두박질쳤다. 떨어지면서 오른손을 바닥에 짚었지만 이것이 오히려 화가 되어 손목과 팔꿈치 부상으로 이어져 통증을 호소했다.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사인을 보낸 구자철은 들것에 실려 나갔다.

구자철은 오만과의 1차전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해 ‘MOM’에 선정될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주호도 1,2차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뛸 정도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8강까지 아직 5일의 시간이 있지만 두 핵심 자원의 상태는 지켜봐야 한다.

조 1위가 되기 위해, 승리를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생긴 출혈이다. 아프지만 이런 상황은 좋지 못한 상황에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가는 법, 선수들이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 등을 키울 수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바라보고 있는, 출범 4개월에 불과한 ‘신생아’ 슈틸리케호에는 성장의 밑거름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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