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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무릎 수술, 그리고 박지성 데자뷰


입력 2015.05.20 11:55 수정 2015.05.20 12:1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기성용, 3시즌 연속 부상으로 시즌 조기 마감

유럽파 혹사 논란, 관리-활용방식 재점검 필요

기성용 무릎 수술, 그리고 박지성 데자뷰

박지성이 겪었던 어려움들을 기성용을 비롯한 현재 대표팀의 주력 해외파 선수들도 A매치마다 체험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부상으로 올 시즌을 일찍 마쳤다.

기성용은 지난 13일 영국 런던에서 오른 무릎에 있는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각종 신기록을 만들어내고 있던 기성용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마무리다. 한편으로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전력의 핵심이자 주장인 기성용을 잃게 된 대표팀으로서도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기성용의 수술을 바라보면서 일부 한국인 유럽파 선수들의 혹사 논란에 대한 우려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기성용은 올 시즌 스완지시티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지난 1년간 월드컵-아시안컵 등을 거치며 휴식기 없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그만큼 기성용이 소속팀과 대표팀 모두에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로 인정받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러나 사람의 몸이 무쇠가 아니라 살과 피로 이루어진 만큼 무리를 하면 탈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기성용은 최근 3시즌 연속 부상 때문에 시즌을 일찍 접었다. 과도한 경기 출전, 빡빡한 일정에 따른 피로누적과 무관하게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부상으로 수술대에까지 오르게 된 부위가 무릎이라는 것도 좋은 징조가 아니다. 기성용은 지난해도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시즌을 마감했고 올해 수술을 받기 전까지 1년 가까이 뼛조각을 제거하지 못하고 출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 이전에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박지성도 선수생활 내내 고질적인 무릎부상에 시달린바 있다. 기성용의 현재 상태가 당시의 박지성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축구선수의 특성상 무릎은 한번 부상을 당하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부위이기도 하다.

박지성은 2013-14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쳤다. 당시로서도 이른 나이였지만, 대표팀 공식 은퇴는 그보다 3년이나 더 빠른 2011년 2월 만 30세에 불과했다. 가장 큰 이유는 부상이었다. 선수생활 내내 박지성을 괴롭힌 무릎 부상은 유럽 진출 이후 악화됐다.

많은 이들이 박지성의 선수생명이 단축된 데는 대표팀에서의 혹사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박지성은 유럽무대 진출 이후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강행군을 이어가며 거의 모든 A매치에 빠짐없이 출장했다. 장시간 비행기 이동 시에는 무릎에 물이 차는 속도가 빨라졌다.

박지성이 한창 잘나갈 때 한국 축구계에서 좀 더 세심하게 관리를 해줬다면, 박지성의 선수생명도 연장하고 대표팀에서도 더 오래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지성의 조기은퇴는 한국축구에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숙제를 남겼다. 바로 유럽파 대표선수들의 활용도와 관리에 대한 딜레마다. 일반인도 장거리 비행을 한번 하면 시차 적응과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빈번하다. 하물며 몸이 생명이 운동선수로서는 A매치 차출 1~2경기를 위해 대표팀에 다녀올 때마다 온전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더구나 한국인 선수들은 소속팀에서는 어디까지나 외국인 선수로서 전 세계의 뛰어난 선수들과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다. 과거의 박지성이 겪었던 어려움들을 기성용을 비롯한 현재 대표팀의 주력 해외파 선수들도 A매치마다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팀에는 현재 수많은 유럽파 선수들이 있다.

기성용, 손흥민, 구자철, 김진수 등은 앞으로도 수년 이상 한국축구의 중심에서 활약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이들도 언젠가는 나이를 먹기 마련이고, 갈수록 소속팀과 대표팀을 병행하는 과도한 일정과 혹사에 대한 부담으로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찾아올 수 있다. 부상이라도 당하거나 소속팀에서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되면 고민은 더 심해질 수 있다.

어쩌면 박지성처럼 건강을 이유로 30세 전후가 되면 대표팀에 대한 은퇴 시기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되는 선수들이 나올 수도 있다. 이제는 한국축구도 유럽파 선수들이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오랫동안 슬기롭게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유럽파에 대한 관리와 활용 방식에 대해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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