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인터뷰] 고수 "난 평범한 아빠…신비주의 아니에요"


입력 2017.02.22 07:30 수정 2017.02.24 08:57        김명신 기자

영화 '루시드 드림'으로 스크린 컴백

아들 잃은 애절한 부성애…'감성 연기'

영화 '루시드 드림'으로 스크린 컴백
아들 잃은 애절한 부성애…'감성 연기'

배우 고수가 영화 '루시드 드림'으로 복귀했다. ⓒ NEW

“어느 순간 저에게도 힘든 시간이 있었죠. 산을 오르면서 저만의 방법을 찾은 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관객과 더 소통하고 싶고 그래요.”

배우 고수가 ‘부성애’ 코드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단순히 ‘아버지의 사랑’에 초점이 맞춰지기 보다는 ‘아버지가 된 고수의 연기’에 주목되며 그의 변신에 관객들이 집중하고 있다.

영화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SF물이다. 고수는 극중 대기업 비리를 밝히는 기자 대호 역으로,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계획적인 유괴로 잃게 되는 아버지 캐릭터를 연기했다.

영화 언론시사 후 오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을 만큼, 고수는 이번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고, 그 감정 역시 예전과 같지 않았다.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고수는 “먼지가 눈에 들어가서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아버지 대호’에 몰입했던 감정이 남아 있었다.

“사실 관객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보니 ‘아버지 대호’에 많이 몰입이 됐건 거 같아요. 촬영 당시의 대호 심경도 느껴지고, 아무래도 지금의 상황에서 아이를 잃은 아버지의 마음이 남다르죠. 그 감정을 끝까지 유지하려고 했던 게 숙제였어요.”

배우 고수가 영화 '루시드 드림'으로 복귀했다. ⓒ NEW

‘자각몽’을 통해 잃어버린 아이를 찾는다는 독특한 설정과 맞물려 ‘꿈 속 현실’을 그려내는 감독의 연출력이 어느 작품보다 기대를 모으는 영화다. 때문에 고수 역시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부성애’ 코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느낀 ‘재미’였다.

그는 “최근 읽은 시나리오 중 독특한 부분이 많았던 작품”이라며 “꿈 속의 장면들, 그것들이 어떻게 구현될 것인가. 그러면서 대호의 간절한 마음이 어떻게 표현될지, 오락영화이기는 아지만 뭉클한 감정선이 살아있는 영화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영화 ‘루시드 드림’은 하루아침에 사라진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바탕이 되고는 있지만, 꿈을 통해 범인을 쫓아가는 과정과 그 안에서의 반전, 그리고 맛깔 조연들의 등장 등 추리에 오락적인 요소까지 가미된 작품이다.

물론 신선한 소재임에 따른 호불호가 있을 수 있고, SF물과 부성애의 연결고리와 관련해서도 관객들의 평가는 나뉘어 질 가능성은 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물론 아쉬운 점은 있죠. 개연성이니 특정 장면이니 그런 부분이 아니라, 대호의 심경을 표현하는 부분이나 관객들에게 그 감정을 전달하는 과정 등이 잘 표현됐는지, 그런 점들을 봤을 때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영화적 흐름은 좋았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는 ‘믿음’과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시나리오를 보면서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영화적으로도 결말 부분이 참 마음에 들어요.”

배우 고수가 영화 '루시드 드림'으로 복귀했다. ⓒ NEW

고수는 이번 작품에 대해 ‘독특함’을 차별성으로 꼽았다. 일련의 작품들이 주인공들 간의 케미를 통해 감동과 감정을 전달한다면 이 작품은 배우의 어떤 행위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려는 독특함이 담긴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극 초반 대호와 극 후반 대호의 감정 변화에 중점을 뒀고, 마지막까지 그 힘을 유지하고 풀어나가는데 주력했다.

고수는 “‘루시드 드림’ 즉 자각몽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오락영화로 표현되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다”면서 “대호의 감정 표현에 대한 수위 조절이나 그로인해 관객들이 그 감정을 잘 올라탈 수 있길 바랐다. 체중을 18kg 이상 감량한 이유도 그런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순간이 되면서 관객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한 편인데, 당시에는 그저 한 캐릭터로 저의 모습을 다 보여줬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 이후 작품들을 통해 시행착오를 느끼고 배우게 됐죠. 연기에 임하는 자세 가 달라졌다고 해야 할까요. 아직까지 못해본 캐릭터, 작품들 너무 많아요. 다양한 캐릭터 속 고수의 다양한 모습이 보여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여전히 배우고 있는 중인 거 같아요.”

데뷔 19년, 적지 않은 연기경력에도 불구하고 고수는 “여전히 부족한 배우 고수”라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연기는 정답이 없고, 어렵다”는 속내를 꺼냈다.

고수는 자신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배우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어느 덧 아이 둘의 20년 배우 인생을 산 고수이기에 조금은 여유가 생긴 탓일까.

“개인적으로 참 평범한 삶을 살았어요. 그러면서 데뷔를 했고, 이후 개인적인 갈등과 힘들었던 시간, 포기하고 싶었던 시기, 공백기도 물론 있었구요. 그럴 때 마다 산에 올랐어요. 일출을 보면서 ‘다시 해보자’ ‘성장하자’ 다짐했죠. 여전히 힘들고 어려워요. 하지만 목표가 있죠. 고민하고 방황하는 중이라 말씀 드리기가 참 민망하네요. 실제 아버지 모습이요? 전 평범한 아버지에요. 아이들하고 있을 때 행복하고 함께 놀면 즐거운 그런 아버지. 하하하. 참 쑥스럽네요.”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명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