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가계부채 '비상'…서민 이자부담 현실로
한은, 기준금리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
금리 상승 본격화시 대출금리 상승 불가피…대출자 '울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1400조원를 돌파한 가계부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당장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행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이때 시장금리는 주로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COFIX)나 채권시장에서 유통되는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미 금리인상이 시장금리에 선반영돼 있는 상태여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더 늘어나는 이자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 많게는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정부가 부동산 가격상승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등 금리를 올릴 여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에 시장금리는 더 빨리 올라갈 수 있다.
그동안 은행들이 시장금리가 올라갈 때 가산금리도 함께 올려 대출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금리와 가산금리 인상이 맞물려 내년에는 대출금리가 지금보다 1~2%포인트 오를 수 있다.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대출금리가 더욱 가파르게 오를 경우 위험가구 중심으로 연체가 늘고 이는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1419조1000억원) 중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 1341조1515억원에 대한 이자 부담은 2조3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또 대출금리가 0.5%포인트, 1%포인트 오를 경우 고위험가구가 각각 8000가구, 2만5000 가구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고위험가구 금융부채는 각각 4조7000억원, 9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 대출금리는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며 “금리상승기에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에 비해 유리하고 변동금리형 대출을 받았다면 코픽스 기준에 따라 금리 상승 속도가 다를 수 있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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