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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스포츠 결산②] 무기력한 전통과 권위...100년 뿌리 송두리째 흔든 코로나19


입력 2020.06.29 10:03 수정 2020.06.29 10:0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코로나19 위세 앞에서 올림픽-MLB-윔블던 등 굴지의 국제대회들 연기

스포츠도 뉴 노멀 시대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 속에 새로운 도전에 직면

메이저리그는 2020년 상반기 개막조차 하지 못했다. ⓒ 뉴시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꿋꿋하게 지켜온 권위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 앞에서 무너져 내렸다.


스포츠에서도 코로나19는 2020년 상반기 최대 키워드다. 중국 우한서 발원한 코로나19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며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각종 스포츠 국제대회를 멈춰 세웠다.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 굴지의 스포츠 대회들이 받은 충격은 더욱 컸다.


100년 내외의 역사를 자랑해오던 IOC 하계 올림픽을 비롯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유럽 프로축구와 UEFA 챔피언스리그, 미국 프로농구(NBA), 미국 프로골프투어 (PGA·LPGA), 세계 테니스 메이저대회로 꼽히는 윔블던·프랑스오픈도 취소와 연기를 피하지 못했다.


“연기나 취소는 절대 없다”며 버티던 IOC와 개최국 일본 아베 총리도 올림픽 사상 초유의 1년 연기에 합의했고, 윔블던과 프랑스 오픈은 아예 취소됐다. 메이저리그는 상반기에 개막도 하지 못했다. 열거한 대회들은 제 1·2차 세계대전 발발이나 선수노조 파업 때를 제외하고는 개막을 못한 사례가 없다.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취소되거나 연기된 적은 더더욱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 헝클어졌다.


재개해도 비정상적인 무관중 체제다. 고수해왔던 일정과 방식도 뒤흔들리고 있다.


1955년 유러피언 컵이라는 명칭으로 출범한 이래 지난 64년 동안 멈추지 않았던 UEFA 챔피언스리그는 8월에야 가까스로 재개하지만, 다음 시즌 일정에 쫓겨 홈&원정 체제를 잠시 버리고 FIFA 월드컵 토너먼트(단판제) 형식의 ‘미니 토너먼트’ 방식으로 축소한다. FIFA 월드컵 지역예선(A매치)도 언제 재개할지 기약할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FIFA로부터 지역예선과 관련된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 '빅이어'. ⓒ 뉴시스

우여곡절 끝에 개막일을 7월 말로 확정한 메이저리그는 팀당 60경기로 시즌을 치른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관계없이 같은 지구 팀들끼리의 맞대결로만 진행된다. 아메리칸리그 출범으로 양대 리그 체제를 시작한 1901년부터 정규리그를 팀당 100경기 이하로 편성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팀당 두 자릿수 경기를 소화하는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월드시리즈 우승이나 각종 기록도 그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손흥민(토트넘) 등이 뛰고 있는 유럽축구리그도 재개한 한 달 사이 팀당 9~10경기씩 치를 정도로 촘촘하게 경기 일정을 짰다. 올림픽은 내년 개최한다 해도 대규모 관중이 한데 모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규모를 축소해 치른다는 입장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클라이막스 시리즈를 접는다.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지역들이라 정상적으로 대회를 마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2020년 상반기 프로리그서 관중이 입장한 사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막(4월12일)한 대만프로야구(CPBL) 뿐이다. 이제는 관중들이 꽉 들어찬 과거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그립다 못해 낯설다. 그렇게 무관중 체제와 변경된 일정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불안을 느끼는 팬들이나 대회 개최 책임자들은 선뜻 유관중 대회를 추진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스포츠판도 ‘뉴 노멀’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을 통해 새롭게 스포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는 낡고 오래된 가치가 밀려날 수밖에 없다. 역사와 권위를 뽐냈던 전통의 대회들도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직격탄'의 상흔을 입은 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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