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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피터지는 대전’…안방에서 한-중 자존심 대결


입력 2023.02.28 17:25 수정 2023.02.28 17:35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입찰 신청서‧사업제안서 제출

“이겨도 져도 문제”…‘승자의 저주’ 혹은 ‘안방 내줄까’ 우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뉴시스

국내 최대 규모의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한국과 중국 면세기업이 맞붙는다.


인천공항은 한국의 대표 관문으로 상징성이 크고 면세점 매출 또한 공항, 시내면세점을 통틀어 규모가 가장 크다.


그동안은 대기업 계열 면세점 간 경쟁 구도였다면 이번에는 세계 1위 면세점 기업인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이 가세하면서 한-중 국가별 자존심 싸움으로 확대됐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은 지난 27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입찰 신청서에 이어 이날 사업제안서도 제출했다.


CDFG는 중국 정부의 파격적인 규제완화 등 자국의 면세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2020년부터 3년 연속 세계 매출 1위에 올랐다. 지난 3년간 국내 대기업 면세점들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CDFG의 인천공항 입찰 가능성은 작년 12월 입찰 공고 이후부터 계속 제기돼 왔지만 실제 입찰로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CDFG가 지난달 12일 진행된 사업설명회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국내 면세시장 조사 차원일 것이란 해석이 나왔지만 이후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AHC 등 면세점 인기 화장품 기업에 입점 제안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참전은 기정사실화됐다.


이번에 나온 면세사업권은 제1여객터미널, 제2여객터미널, 탑승동 등 총 7개다. 기존에는 15개의 사업권을 터미널별로 나눴지만, 이번에는 대기업 참여가 가능한 일반 사업권 5개와 중소중견 사업권 2개로 통합 조정했다.


또 계약기간을 기본 5년에 옵션 5년으로 운영하던 것을 옵션 없이 기본 10년으로 연장했다.


업계에서는 CDFG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입찰에 나설 경우 최대 2개 사업권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자 선정 평가에서 임대료 부분이 4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국내 면세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CDFG가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CDFG의 인천공항 진출이 성사될 경우 당장 중국 관련 매출이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국내 면세산업 매출의 70~80%를 중국 보따리상과 단체관광객에 의존해왔는데 이들 수요를 중국 면세점에 뺏길 수 있어서다.


여기에 CDFG가 면세점 오픈 초기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설 경우 내국인 매출도 일부 빠져나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아울러 공항 면세점 운영 경험이 향후 시내면세점 진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국내 면세업계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다만 CDFG가 국내 대기업 면세점에 비해 주요 명품 등 상품 경쟁력과 서비스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CDFG가 실제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더라도 국내 면세점들이 심각한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이번 입차에서 국내 면세기업이 높은 가격을 써 사업권을 따낼 경우에도 부담은 여전하다.


코로나19 여파가 채 다 가시지 않은 상황인 만큼 ‘승자의 저주’ 우려가 있어서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항공편 운항률이 낮은 만큼 정상 회복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여러 평가 항목 중 가격 평가 점수가 40%로 가장 높은 점은 위협적이지만 상품 경쟁력이나 서비스의 질, 상생 등 사업계획 부분은 국내 면세점이 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운영 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된 것은 다행이지만 높은 가격을 써냈다가 적자가 길어져 사업권을 포기하는 최악의 경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입찰 가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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