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아시아 리그로 눈을 돌린 현역 빅리거들은 일본 보다 한국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16일 “새 외국인투수 아담 올러(30)와 총액 최대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에 옵션 20만 달러.
‘2024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마이애미 말린스 유니폼을 입고 8경기(42.1이닝) 2승4패 평균자책점 5.31을 찍었다. 193㎝의 장신으로 시속 150㎞대 빠른 볼과 각이 큰 변화구가 강점이다.
파워를 자랑하는 패트릭 위즈덤(33)도 메디컬 테스트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현역 빅리거다. 2021년부터 시카고 컵스에서 꾸준히 활약한 위즈덤은 빅리그에서 3년(2021~2023)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을 정도의 파워를 자랑하는 우타자. 2021시즌에는 28홈런을 터뜨렸다.
비단 KIA뿐만 아니라 KBO리그 타 구단들도 현역 빅리거들과의 계약을 완료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뉴욕 양키스 유망주로 이름을 알렸던 에스테반 플로리얼(27)이다.
지난해까지 양키스에서 48경기 타율 0.209 1홈런 11타점 12득점 OPS 0.609로 부진했다. 2024시즌 앞두고 트레이드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이적했지만, 36경기 타율 0.173 3홈런 OPS 0.631에 그쳤다.
빅리그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까지 빅리그에서 뛴 선수다. 일본프로야구 구단들도 관심을 보인 자원이다. 그래도 플로리얼은 한국을 택했다.
메이저리그(MLB)에 대한 미련이 남은 상태에서 아시아 리그로 눈을 돌린 선수들은 리그 수준이나 연봉 등 모든 면에서 나은 일본프로야구로 향하는 흐름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일본 보다 한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일본프로야구는 외국인선수 보유에 제한이 없다. 외국인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구조 아래서 일시적 부진에 빠지면 회복의 틈도 없이 2군 통보를 받고 다시 올라오지 못할 위험이 크다. 반면 한국은 외국인선수 보유와 교체 횟수가 제한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역수출’ 사례를 지켜본 MLB 구단들도 과거와 달리 KBO리그 무대에서 성공한 외국인 선수들에게 진지한 자세로 접근한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빅리그 구단과 재접촉하는 것에 무리가 없다는 것을 외국인선수들도 확실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역수출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메릴 켈리(36·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18년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성적을 바탕으로 빅리그 구단과 2+2년 최대 145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고, 1선발 역할을 하며 연장 계약도 맺었다.
지난해는 스위퍼를 앞세운 에릭 페디(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였다. NC에서 30경기(180.1이닝)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탈삼진 209개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페디는 정규시즌 MVP에 선정된 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1선발로 활약하던 페디는 시즌 도중 선발 보강을 원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 됐다. 올해 31경기(177.1이닝) 9승 9패 평균자책점 3.30.
아시아리그로 눈길을 돌리는 빅리거들이 한국을 선호하는 배경에 대해 MLB 전문가들은 “자신의 기량을 한껏 보여주고 MLB 구단과의 재계약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아시아리그에 온다. 자신을 화려하게 포장할 수 있는 곳이 일본 보다는 한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며 “또 구단들의 통역 지원, 부상 치료, 훈련 프로그램 제공, 방문하는 가족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챙기는 ‘특급 케어’도 선택 배경 중 하나다”라고 말한다.
한편, ‘에이스’ 카일 하트와 재계약에 실패한 NC 다이노스는 그의 빈자리를 채울 외국인 투수로 현역 빅리거 ‘좌완’ 로건 앨런(27)을 영입했다. 총액 100만 달러 규모로 계약금 14만 달러, 연봉 56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다. 2024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으로 12경기 1패 평균자책점 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