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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로 진화한 코뿔소, 도심을 누비는 KGM ‘무쏘 EV’ [면허 3년차 시승기]


입력 2025.04.11 09:00 수정 2025.04.11 09:00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거친 외모와 달리 부드럽게 달리는 전기 픽업

일상에서도 부담 없는 크기와 주행 감각

실내 고급감과 가격 메리트까지 챙겼다

무쏘EV.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픽업트럭 하면 거친 도로와 험로가 떠오른다. 오르막과 내리막,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힘 있게 넘어가는 모습이 익숙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험로보다는 도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렇다면 투박하고 거친 픽업트럭이 복잡한 도심 속에서는 어떤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KG모빌리티(KGM)의 대답이 바로 ‘무쏘 EV’다. KGM은 전기의 효율성과 픽업트럭의 실용성을 적절히 조합해, 일상에서도 부담 없는 매력을 가진 무쏘 EV를 만들어냈다.


지난 9일 도심에서도 부담 없는 픽업트럭 ‘무쏘 EV’를 타고 경기 양평부터 서울 강남까지 약 40km를 달려봤다.


무쏘EV 전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무쏘EV 충전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무쏘 EV라는 이름에는 강인한 인상이 먼저 담겨 있다. 코뿔소의 순우리말 ‘무소’에서 유래한 이름처럼 묵직하고 단단한 인상이다. SUV 무쏘와 무쏘 스포츠의 헤리티지를 잇는 첫 모델답게 전체적인 라인은 픽업트럭의 강인함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전면부는 조금 다르다. 도트형 LED 주간주행등과 일체형 턴시그널 램프 덕분에 예상보다 도회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SUV처럼 보이는 앞모습은 도심에서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인상이다.


옆에서 보면 픽업트럭답게 꽤 묵직한 인상이 느껴진다. 차체랑 데크가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더 단단해 보이고, 휠베이스가 길어서인지 차체 비율도 안정적이다.


무쏘EV 앞좌석.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운전석에 앉으면 스티어링 휠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모양이 꽤 독특하다. 전체적으로 둥글지만 아래쪽이 살짝 각져 있어서 스포티한 인상이다. 크기도 넉넉해서 운전할 때 손맛이 괜찮겠다 싶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깔끔하다. 센터 콘솔도 버튼식 기어와 수납 공간이 잘 정리돼 있어 실용성 면에서도 신경 쓴 티가 난다. 전체적으로 픽업트럭 특유의 투박함보다는 의외로 세련된 느낌이 더 강하다.


실내 분위기를 살려주는 앰비언트 라이트도 눈에 띈다. 대시보드부터 센터 콘솔, 도어 트림까지 곳곳에 적용돼 있는데 컬러도 32가지나 고를 수 있다. 이런 기능은 보통 더 고급 차에서나 볼 수 있는 건데 이 가격대 픽업트럭에서 만난 건 꽤 반갑다.


무쏘EV 실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디스플레이는 대시보드에 시원하게 자리 잡았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랑 내비게이션이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보는 맛이 있고, 시인성은 확실히 좋다. 화면이 넓으니까 운전 중에도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기 편하다. 디자인도 전체적으로 깔끔해서 확실히 현대적인 느낌이 난다.


다만 물리 버튼이 거의 없어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에어컨 조작 같은 기본적인 기능까지 전부 화면을 통해 해야 해서 운전 중에는 조금 번거롭게 느껴진다. 터치로 해야 하는 만큼 한 번에 조작하기는 쉽지 않다. 시각적으로는 만족스럽지만 사용성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안드로이드 오토는 되지만 애플 카플레이는 지원하지 않고 순정 내비게이션도 길 안내가 살짝 늦는 편이라 목적지 근처에 와서야 방향을 알려주는 느낌이다. 실제로 운전하면서 이런 점들은 조금 불편하게 다가왔다.


무쏘EV 뒷좌석.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는 꽤 괜찮았다. 크루즈 컨트롤이나 사각지대 경고 같은 기능이 잘 작동해서 긴장감이 덜했고 도심 주행에서도 편하게 쓸 수 있었다.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건 승차감이었다. 픽업트럭이라 어느 정도 덜덜거릴 걸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얌전했다. 진동이 거의 차단돼 있어서 꽤 부드럽게 달리고 소음도 잘 잡혀 있어서 도심 주행 내내 거슬리는 느낌이 없었다. 같이 시승한 기자들도 승차감이 꽤 괜찮다는 반응이 많았다. 픽업트럭이 이렇게 조용하고 편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


주행 성능이 궁금했는데 스펙만 보면 엄청 강하진 않은 편이다. 하지만 막상 달려보니 전기차 특유의 초반 가속이 제법 인상적이었다. 출발부터 속도가 매끄럽게 붙으면서 일상 주행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줬다.


무쏘EV 데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시승 시간이 길지 않아서 데크 활용성을 제대로 체험하진 못했지만 육안으로 보기엔 공간이 꽤 넉넉했다. 최대 500kg까지 적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상은 물론이고 주말 레저 활동까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상과 주말 모두를 커버하는 다재다능함이 돋보인다.


픽업트럭 하면 크기가 부담스러워서 주차가 걱정될 것 같은데 막상 몰아보니까 일반 차처럼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운전에 능숙하지 않아도 일반 주차장에서 큰 어려움 없이 주차할 수 있었고 생각보다 부담이 덜했다. SUV 다루는 느낌으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무쏘 EV의 가격은 MX 트림이 4800만원, 블랙 엣지 트림이 5050만원이다.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서울 기준으로 3900만원대, 보조금이 더 많은 지역에서는 3400만원대까지 낮아진다. 전기 픽업트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메리트가 확실히 있다. 여기에 주행 성능이나 실내 구성을 생각하면 가성비 면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무쏘EV 후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 타깃

– 픽업트럭 사고 싶지만 매일 출퇴근길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실속파

– 예상보다 착한 가격에 지갑이 슬며시 열리는 사람


▲ 주의할 점

– 짐은 넉넉하게 실리지만, 뒷좌석 다리는 살짝 접어둘 준비

– 물리 버튼이 사라지니 터치에 손가락이 바빠진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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