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격돌…SKT '중저가‘ KT '아이폰6’ LGU+ 'G5'
페이백 40~50만원, 재고량 10만대 넘어
“구사과 64 할원 한자리” “아이폰6 재고 없음”
최근 대형 유통점이나 뽐뿌 등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애플 ‘아이폰6’ 64GB 모델이 ‘공짜폰’으로 둔갑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LG전자의 G5가 인기를 얻자 이에 대항하기 위한 카드로 아이폰6 재고떨이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과거 아이폰6 16GB 보조금 대란이 일어났던 전례가 있는 만큼, 아이폰6 불법 보조금 대란 재발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G5 촉발, 불붙은 가입자 확보전=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5일 저녁부터 아이폰6 64GB 공시지원금 상향과 함께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40만~50만원까지 지원하며 도매 정책을 공지했다.
KT는 아이폰6(출고가 83만3800원)에 최대 60만원의 지원금을 실었다. 출시된지 15개월이 지난 모델은 단말기 유통법의 공시지원금 상한 33만원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여기에 정상 수준(3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리베이트 금액을 지원하며 대대적인 재고 떨이에 나섰다.
일부 온·오프라인 유통점에서는 불법 보조금의 영업방식인 ‘페이백’까지 자행하며 아이폰6 판매가 이뤄졌다. 실제 휴대폰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등에서는 공짜 아이폰을 구매하고, 좌표를 묻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이같은 KT의 행보는 번호이동 수치에도 영향을 미췄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이통3사 가입자 순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KT만 유일하게 순증했다.
KT는 해당기간 각각 909건과 682건 순증하며 총 1591건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1060건과 328건 순감으로 총 1388건 줄었으며 LG유플러스는 151건 순증, 354건 순감으로 203건이 감소했다.
이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곧바로 맞대응에 나섰다. 양사는 구글 ‘넥서스5X’에 대한 출고가 인하를 단행한데 이어 SK텔레콤은 추가로 삼성전자 '갤럭시A8', ‘갤럭시J5', 'G3비트’ 등의 지원금을 상향하며 가입자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갤럭시S6의 경우 이통3사가 모두 출고가를 67만9800원까지 내리며 재고폰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남아도는 아이폰6, 재고떨이 총공세=업계는 이번 아이폰6 보조금 공세를 두고 신제품 출시 시기와 재고량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S7'와 ’G5'가 출시되면서 기존 구형폰들이 재고떨이에 돌입한 가운데 마침 출시 15개월이 지난 아이폰6가 적격이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KT의 경우 아이폰6 재고량이 경쟁사 대비 월등히 많다는 후문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앞서 아이폰6 출고가를 인하했지만 KT로선 재고보상금 비용 때문에 지원금 상향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추정하는 KT 아이폰6 재고량은 12만~13만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폰SE'를 출시하는 가운데 국내 출시 점유율 방어를 위해 애플과 KT간의 협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분위기다.
이통사 관계자는 “KT의 경우 경쟁사 대비 아이폰6 재고가 매우 많았는데 신제품 출시 전 재고떨이는 물론 경쟁사 대응도 해야 하니 딱 떨어진 것 같다”며 “아이폰 대란이 언제든 발생할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이번 주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아이폰6 물량 공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유통점 관계자는 “아이폰6 가격 정책이 정해진 이후 시중에 남아있던 아이폰6 단말 재고를 특정 지점으로 몰아주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까지 물량공세에 가세하게 되면 앞으로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장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박노익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현재 이통시장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과열 조짐은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실태점검이나 시장 조사 계획은 없지만 모니터링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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