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4~7월 마이너스, 코로나 재확산에 하반기도 약세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하반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연료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정유사들은 연말까지 보릿고개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9월 넷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5달러를 기록하며 전주 보다 0.1달러 하락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판단한다. 현재 수준의 정제마진으로는 팔수록 손해가 생기는 구조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월 평균 기준 올해 3월까지 플러스를 나타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락하면서 7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8월과 9월에도 저점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가중으로 항공유는 역마진이 이어지고 있고, 경유 역시 신흥국 산업용 수요 부진으로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업계는 판단한다.
국제유가도 40달러 초반 내외에서 머물며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은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WTI 기준 올해 평균 국제유가가 전년 보다 배럴당 19.47달러 낮은 37.55달러를, 내년에는 8.15달러 오른 45.7달러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 급감으로 상반기 조 단위 영업손실을 본 국내 정유사들은 하반기에도 상황은 크게 진전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3분기·4분기 실적도 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58.7%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1·2분기 연속 적자 쇼크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고무적이나 작년의 3분의 1토막 수준이라는 것은 뼈 아프다.
에쓰오일도 윤활유 부문 수익성 개선으로 전년 3분기 수준인 2260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도 정제마진이 약세를 보이면서 정유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면서 "업황 개선이 더디지만 상반기 보다는 개선되고 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