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기획┃공연 영상화의 과제②] 적정한 e티켓 가격대는 얼마?


입력 2020.10.14 09:49 수정 2020.10.17 18:2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MK뮤지컬컴퍼니 ⓒEMK뮤지컬컴퍼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공연의 영상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가격’ 부분이다. 공연과 영상, 두 분야에서 모두 저항감이 없는 적정한 가격대를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에는 제대로 된 참고 사례가 없던 터라 공연계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앞서 취업포털 커리어는 성인남녀 49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온라인 공연과 관련해 ‘집에서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51.3%) ‘코로나19 상황에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18.8%) ‘조용한 환경에서 배우나 가수의 공연에 집중할 수 있다’(9.3%) 등 긍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특히 온라인 공연의 적정 가격을 묻는 말에 ‘기존(오프라인 공연)보다 4분의 1가량 저렴한 가격’(43.2%)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온라인 공연은 금액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답변도 13.5%로 나타났고, ‘기존 오프라인 공연과 동일한 가격’이라는 응답은 2.4%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성인남녀는 ‘코로나19 상황 이후에도 온라인 공연이 새로운 공연 관람의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다’(98.2%)고 답했다. 그렇다면 온라인 공연과 오프라인 공연이 병행되는 것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온/오프라인을 선택하겠다’는 의견이 67.7%로 나타났고 ‘무조건 온라인 공연을 보겠다’ 19.4%, ‘무조건 오프라인 공연을 보겠다’ 12.9%였다.


온라인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긍정적인 시그널을 확인한 제작사들에게 남은 과제는 작품별로 가격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다. 실제로 EMK는 지난 3일과 4일 진행된 뮤지컬 ‘모차르트!’ 10주년 온라인 공연에 대해 3만 9000원의 가격을 설정했다.


이에 대해 김지원 EMK 부대표는 “전례가 없는 뮤지컬 유료 상영이기에 티켓 가격을 결정하기 힘들었다”며 “아이돌 콘서트가 대부분 3만5000원인 점을 감안해 가격을 매겼다”면서 “코로나19 이후 해외 관객들의 꾸준한 요청이 있었고, 지금이 국내 공연 스트리밍 시장의 가능성을 테스트해 볼 적기라는 판단에 유료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EMK는 일찌감치 공연 영상 및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 2015년 ‘마리 앙투아네트’, 2016과 2017년 ‘마타하리’, 2018년 ‘웃는남자’의 공연 영상을 제작해 일본에서 유료 판매를 해왔다. 지난해엔 예술의전당과 함께 영상으로 제작한 뮤지컬 ‘웃는남자’를 메가박스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김 부대표는 “‘웃는남자’는 당시 영화 ‘겨울왕국’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그때 유료화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면서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선보이는 공연 영상은 극장의 제일 비싼 좌석에서도 보이지 않는 배우의 표정, 미세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우리가 해외 가수의 콘서트 영상을 보면서 ‘내한하면 꼭 보러 가겠다’고 생각하지 ‘영상으로 봤으니 됐다’고는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공연 영상은 그 자체로 새로운 장르이지 공연을 잠식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예술단은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유료 스트리밍 가격으로 2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 예술단 관계자는 “영상이라고 생각했을 때 영화는 8000원에서 1만2000원 사이, 가수들의 온라인 콘서트는 3만원에서 3만5000원 사이다. 이를 기준으로 이번 ‘잃어버린 얼굴 1895’ 공연에 대해 2만원의 티켓 비용을 책정했다. 다만 인력이나 제작비, 공연의 크기에 따라 기준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 향후 다른 작품의 경우 영상의 퀄리티에 따라 차등적으로 가격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영상화가 지속 가능한 사업인지 테스트 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이제 겨우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라며 “예상대로라면 오프라인 공연 1회차에 들어오는 관람객 수만큼의 티켓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 EMK 부대표 역시 “이번 라이브 공연이 어느 정도 호응이 있을지 예단하기 힘들다”면서 “크게 욕심내지 않고 국내에서 비대면 유료 공연의 첫발을 내딛는데 의미를 두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