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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인 고령화? 중장년 시청자 위한 선택”…‘딜레마’ 극복 위해 필요한 노력 [예능 세대교체 무용론③]


입력 2024.07.20 11:11 수정 2024.07.20 11:1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TV 시청자 고령화 따른 선택…시청률 외 평가 지표 다양화 필요"

“TV 예능 출연자 고령화가 문제로 대두됐지만, 사실 TV 시청자들의 고령화가 가장 큰 문제다.”


15년 차 지상파 PD는 예능 출연자 또는 제작진 고령화 문제에 대해 “TV 시청자들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젊다는 게 새롭고, 신선함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고 짚은 이 PD는 “나이 문제라기보단 아무래도 익숙한 인물, 조합을 자꾸 꺼내 들기 때문에 지루함을 느끼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시청률을 위해선 중, 장년층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진스가 출연한 '1박 2일' 영상 캡처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이 낮을수록 스마트폰 이용 빈도가 높고, 연령이 높을수록 TV 이용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20대의 TV 이용률은 41.4%에서 29.8%로, 30대는 67.8%에서 55.2%로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하는 등 이탈 속도도 빠르다.


‘신드롬을 일으켰다’고 평가될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인 그룹 뉴진스가 최근 KBS2 예능프로그램 ‘1박 2일 시즌4’(이하 ‘1박 2일’)에 출연했는데, 시청률은 큰 폭으로 하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9일 방송된 뉴진스 편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6.1%를 기록, 전주 대비 1%p나 하락했다. 10대~20대의 큰 사랑을 받는 뉴진스의 팬층과 ‘1박 2일’의 시청층이 크게 달라 나온 결과로 분석된다. 앞서 예능 출연자의 고령화에 대해 ‘TV 시청자들을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한 PD 말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또 다른 지상파 PD도 ‘세대교체’는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세대교체 필요성을 크게 느끼진 못 한다”고 말하면서 “세대를 교체해 젊은 층으로 출연진을 구성하면 오히려 시청률 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나 유튜브에서는 젊은 피를 수혈하고, 그렇지 않은 플랫폼에서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게 전략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예능 트렌드가 바뀌면서 생긴 어쩔 수 없는 변화라는 분석도 있었다.


한 예능 제작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상파에서 ‘스타 골든벨’을 비롯해 많은 출연자가 활약하는 프로그램이 인기였다면, 지금은 트렌드가 조금 바뀌었다. 혹은 버라이어티처럼 젊은 제작진이 필요한 프로그램이 비인기 장르가 된 것도 이유라고 볼 수 있겠다”고 말하면서 “한편으론 연애 예능이나 추리 예능이 인기를 얻으며 이 같은 장르에 특화된 젊은 층이 활약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 얼굴을 부지런히 발굴하며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하는 색다른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선 대다수가 ‘공감’했다. 이에 대해 ‘세대교체’를 ‘선택의 문제’라고 말한 PD는 “새 얼굴이 꾸준히 발굴돼야 아무래도 다른 재미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베테랑 예능인들을 주축으로 두되, 색다른 조합으로라도 젊은 예능인을 키우는 것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를 위해선 방송가도, 또 시청자들도 조금 다른 시도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메인 프로그램을 연출한 17년 차 지상파 예능 PD는 “지금은 시청률이 아닌, 화제성이나 혹은 온라인 또는 유튜브용 콘텐츠의 성과도 인정을 해주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타깃을 좁혀 다양한 시도들을 하는 게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당장 시청률이 나오지 않더라도 좀 기다려주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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