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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들어서도 빚투 늘리는 개미…하락 압력 리스크 빨간불


입력 2021.01.20 05:00 수정 2021.01.19 13:5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지난 14일 반대매매 금액 387억원 기록…2008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

올해 삼성전자 4000억 빚투 유입…"대출가능 종목 늘려 증가세 잡아야"

코스피가 조정장세에 접어들면서 신용융자거래 반대매매 금액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금액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빚투 반대매매 규모가 12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세가 꺾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집중된 종목들의 수익률이 제한되고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조정장세가 길어져 반대매매가 더 확대되면 투자자 손실은 물론 증시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제도적인 측면에서 빚투 관리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387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달 4일 196억1200만원 대비 97.3%(191억원) 급증한 규모다. 지난 2008년 10월 27일의 429억원 이후 12년 2개월만에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반대매매는 주식을 빌린 투자자가 만기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대출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지난해 나타난 빚투의 상승세는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이번 달 14일 신용융자거래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9조5432억원 대비 123.0%(11조7394억원) 급증한 21조2826억원까지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루 뒤인 15일에는 코스피에서만 빚투 금액이 11조334억원까지 치솟아 사상 처음으로 1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문제는 최근 증시에서 뚜렷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음에도 개인들의 빚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개인들은 4826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빚을 내 순매수했다. 지난 4일의 빚투 매수금액인 3100억원보다 55.6%(1725억원) 늘어난 규모다. 반대매매가 최대치를 경신했던 지난 14일의 4630억원보다도 195억원 늘어난 수치다.


LG전자에도 빚투가 집중되고 있다. 18일 기준 LG전자의 빚투 순매수 금액은 15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일의 1048억원보다 45.2%(474억원) 늘어난 수치이며 역대 최대 규모다. 개인들은 4일부터 18일까지 LG전자를 6146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현대차에도 대규모 빚투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개인들은 18일 하루 동안 3299억원에 달하는 현대차 주식을 빚을 내 매수했다. 지난 4일의 2040억원 대비 61.7%(1259억원) 늘어난 규모다. 셀트리온 빚투 금액도 같은 기간6243억원에서 6850억원으로 9.7%(607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4279억원 규모의 개인 순매수세가 몰린 SK바이오팜에서도 빚투 순매수 규모가 같은 기간 66.7% 급증했다.


ⓒ데일리안

중·소형주에도 빚투가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코스피시장에서 신용잔고비율이 가장 높은 써니전자(10.92%)는 올해 들어 91.1% 폭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 12.36%로 가장 높은 신용잔고비율을 나타낸 조광ILI 주가는 최근 6거래일 간 31.0%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빚투가 집중된 대형주 5종목의 최근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점이다. 11일 장중 9만6800원까지 올라 고점을 경신한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5거래일 간 3.2% 하락해 8만5000원까지 내려왔다. LG전자(-1.4%), 현대차(-10.2%), 셀트리온(-12.0%), SK바이오팜(-1.9%) 등도 최근 5거래일 간 약세를 나타냈다. 해당 종목들에 빚투가 연일 증가하고 있는 만큼 주가 약세로 인한 투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반대매매가 일어나는 종목들은 대개 낙폭이 큰 종목이니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도 반대매매를 진행해도 원금을 다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 손실을 입는 경우가 있다"며 "안정적인 시장 유지와 재원 확보 측면에서 각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사전 차단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금투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정장세가 길어질 경우 반대매매 규모가 확대돼 증시 하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반대매매를 할 때 필요한 수량만큼을 하한가로 계산해서 매도한다.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대규모 하한가 물량이 시장에 풀려 주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빚투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에 의한 자연스러운 투자행위이니 만큼 당국이 나서서 직접 제재를 가할 근거는 없다"면서도 "반대매매 증가세가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용융자 가능 종목 비중을 조금 더 큰 폭으로 조정하는 방식의 시장 및 투자자 보호 명목 아래의 약간의 안전제도를 마련할 필요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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