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3조8980억…출범 한 달 만에 점유율 23%
거래종목 확대 및 거래시간 연장에 투자자 수요 집중
美 관세전쟁 속 프리마켓 ‘주목’…선제 대응에 용이
지난달 4일 출범한 국내 첫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점유율이 계속 확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독점해왔던 국내 주식거래 시장이 복수·경쟁 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한국거래소의 긴장감도 배가 되고 있다.
15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전일(14일) 기준 넥스트레이드의 일일 거래대금은 3조 898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날 한국거래소의 거래대금은 13조 1313억원으로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이 출범 한 달 만에 22.9%로 올라선 셈이다.
넥스트레이드는 3월 4일 출범 이후 거래대금을 꾸준히 늘리며 시장 안정화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래대금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4일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고, 이후 10일에는 4조 6599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출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당초 출범 3년 내 시장 점유율 10% 달성이라는 목표로 시작했으나, 조기 실현된 것이다. 이는 지난달 24일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 거래가 시작되고, 같은달 31일부터 거래종목이 약 800개로 늘어나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요동치자 정규장 전후로 급변하는 증시 환경에 선제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집중됐다. 넥스트레이드가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의 거래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국내에서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프리마켓은 간밤 미국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가장 먼저 대응할 수 있어 넥스트레이드가 프리마켓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시선이 짙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90일 동안 유예하겠다고 밝힌 이달 10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4% 넘게 상승 출발해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연출한 바 있다.
당시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는 1조 4939억원이 거래됐는데, 프리마켓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와 달리 한국거래소는 정규장만 운영하고 있어 즉각적인 투자, 편의성 측면에서 매력도가 낮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측 불가한 이슈로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관세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정규장 전후로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부터 대량·바스켓 매매 서비스가 개시돼 기관 투자자의 자금 유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대량·바스켓매매는 5000만원 이상(대량매매) 혹은 5종목·2억원 이상) 바스켓매매) 주식을 당사자 간 합의된 가격으로 장내에서 매매하는 방식이다.
다만 전일까지 거래는 한 건도 체결되지 않았다. 대량·바스켓 매매가 본격 개장된 지 2주나 경과했으나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저조했던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과 기관 유입을 위한 시스템 점검과 신뢰 구축에 보다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아직 기관의 참여가 저조한 편이지만 모니터링과 내부통제 강화는 물론 참가 증권사들과 점검을 지속하며 한국거래소와도 꾸준히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